“한국과의 의미있던 교류…한일 수교 60주년 맞아 재개돼 기쁘다”

Է:2025-02-13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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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노 다다유키 신국립극장 집행이사 단독 인터뷰

후지노 다다유키 일본 신국립극장 집행이사가 한국 국립극장을 방문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국립극장

지난 8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는 일본 신국립극장이 제작한 오페라 ‘투란도트’의 상영회가 열렸다. 이번 상영회는 올해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해 양국 극장이 교류의 일환으로 공연 실황 영상을 선보이기로 합의하면서 이뤄졌다. ‘투란도트’ 실황 영상 상영에 맞춰 후지노 다다유키 신국립극장 집행이사가 내한했다. 3박4일 내한 기간 신국립극장과 국립극장의 문화교류 촉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는 한편 예술의전당과 공동제작하는 연극 ‘야끼니꾸 드래곤’의 준비 회의를 진행한 후지노 집행이사를 단독 인터뷰했다.

일본 문화청 관료 출신인 후지노 집행이사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양국 문화예술계 전반에서 교류와 협력이 활발했던 것이 생각난다. 올해 한일 수교 60주년을 맞아 일본에서 양국 간 교류를 이어가자는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퍼져 있다”면서 “특히 과거 한국과의 교류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냈던 신국립극장은 수교 60주년을 앞두고 교류 재개에 대한 암묵적인 동의가 있었다. 우리 극장의 연극·오페라·발레 부문 예술감독은 국제무대에서 활동했던 만큼 이런 교류를 중시하고 있으며, 간부 스태프들은 과거 한국과의 교류를 담당했던 실무자들이었다”고 밝혔다.

박인건(왼쪽) 국립극장 대표와 후지노 다다유키 일본 신국립극장 집행이사가 문화교류 촉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국립극장

신국립극장은 일본의 6개 국립극장 가운데 유일하게 서양 및 현대 공연예술을 전문으로 한다. 1997년 개관 이래 오페라, 발레, 연극 분야의 작품을 제작 및 공연하고 있다. 특히 신국립극장은 앞서 예술의전당과 여러 차례 연극 공동제작을 제안해 양국의 연극 교류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양국 예술가들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연극 ‘강 건너 저편에’(2002·2005년), ‘야끼니꾸 드래곤’(2008·2011년), ‘아시아 온천’(2013년)은 작품성 면에서도 호평받았다. 이후 공동제작을 중단했던 신국립극장과 예술의전당은 재일한국인의 신산한 삶을 그린 ‘야끼니꾸 드래곤’을 오는 10월 도쿄와 11월 서울에서 다시 공연한다.

후지노 집행이사는 “‘야끼니꾸 드래곤’은 양국에서 워낙 좋은 평가를 받았던 만큼 한일 교류 재개에 적합한 작품이라고 판단했다. 여기에 극 중 배경이 1970년 오사카 만국박람회가 나오는데, 올해 오사카에서 만국박람회가 다시 열리는 것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신국립극장과 한국 예술의전당이 공동제작한 연극 ‘야끼니꾸 드래곤’. 예술의전당

신국립극장이 예술의전당과 공동제작한 연극을 선보이는 것과 달리 올해 국립극장과는 실황 영상 상영에 그쳐 아쉽다. 나아가 연극에서처럼 다른 장르에서도 양국 간 의미 있는 교류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후지노 집행이사는 “한국과는 앞으로 다양한 장르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교류하고 싶다. 지난해 신국립극장의 발레 갈라 공연에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초청한 것도 그 일환”이라면서 “다만 신국립극장은 기본적으로 3년 전에 프로그램이 결정되는 시스템이라 교류 역시 이른 단계부터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 그래서 한국과 교류 재개에도 불구하고 작품을 새롭게 넣기는 어려웠다. 국립극장과도 실황 영상 상영을 시작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는 협의 및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류와 관련해 한국은 먼저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인 데 비해 일본은 시작하기 전에 먼저 내용을 확실히 준비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이 양국 간 차이같다”고 웃었다.

신국립극장 제작 오페라 ‘투란도트’의 상영회가 지난 8일 국립극장에서 열렸다. 국립극장

후지노 집행이사는 내한기간에 한국 오페라계 관계자들과도 여러 차례 만났다. 2028년 신국립극장에서 열리는 제3회 ‘월드 오페라 포럼’와 관련해 한국과 협력하기 위해서다. 월드 오페라 포럼은 ‘오페라 유로파’ ‘오페라 아메리카’ ‘오페라 라티노 아메리카’ 등 권역별로 오페라극장들이 가입한 조직이 4년마다 만나 오페라 발전을 논의하는 자리다. 후지노 집행이사는 “오페라가 유럽에서 생긴 장르여서 아시아태평양 권역에는 아직 관련 조직이 없다. 사실 오페라 제작극장 자체가 적기도 하다”면서 “월드 오페라 포럼을 계기로 아시아 태평양 권역에 산재한 오페라극장들이 서로 네트워킹을 만들고 협력하면 좋을 것 같다”고 피력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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