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홍콩 팬들이 콘서트장에 게시한 현수막에 ‘광복홍콩 시대혁명’이라는 홍콩 시위대의 구호가 숨겨져 있었다는 사실이 공개돼 온라인 커뮤니키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아이유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해당 현수막은 지난달 23일 아이유의 ‘2019 IU Tour Concert Love, Poem–서울’ 콘서트가 열린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 설치됐다. 통상 콘서트장 주변에는 팬들이 보낸 화환이나 응원 현수막이 걸린다.
대형 아이유 사진 양 옆으로 걸린 현수막엔 ‘광주부터 시작된 나의 행복’ ‘홍애나도 원하는 심콩’ ‘시선을 빼앗기는 무대’ ‘혁혁하게 비춘 그녀의 조명’이라는 문구가 실렸다. 얼핏 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 문구지만 각 문구의 첫 글자와 마지막 글자를 따면 ‘광복홍콩 시대혁명’이라는 말이 된다.
‘광복홍콩 시대혁명’은 홍콩 시위대의 대표적인 구호다. 이 구호는 2016년 홍콩 분리 독립을 주장해 온 ‘본토파’에 의해 처음 만들어졌으나, 이번 송환법 반대 시위에서 중국 정부에 항의하는 상징으로 쓰이면서 보편화됐다. 지난달 23일 국내에서 열린 홍콩 지지 시위에선 한국 참가자들이 이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광복홍콩 시대혁명’이 적힌 현수막을 보낸 팬들은 ‘IUHK(Loveiandu HongKong)’라는 이름의 홍콩 팬클럽이다. 이들은 이전부터 아이유의 생일이나 콘서트에 쌀화환과 응원 메시지를 보내왔다.
그러나 응원 메시지에 정치적 의사를 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에는 “태어나줘서 고마워요” “행복하세요. 사랑해요” 등 비교적 무난한 문구가 실렸다.
‘광복홍콩 시대혁명’이 적힌 아이유 홍콩 팬클럽 현수막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공개되자 “이 사진 때문에 아이유가 중국에서 욕먹을까 걱정된다”거나 “홍콩을 응원하지만 이런 식으로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비판 의견도 나오고 있다.
반면 홍콩 네티즌들은 이 사진을 보고 “아이유에 입덕했다” “고맙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홍근 인턴기자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