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미국 음악상 중 가장 큰 규모와 권위를 자랑하는 그래미 어워즈 진출을 놓쳤다.
주최 측인 미국레코드예술과학아카데미(NARAS)는 20일(이하 현지시간) 제62회 그래미 어워즈(Grammy Awards) 84개 부문 후보 명단을 공개했다. 그간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나 ‘신인상(The Best new artist)’ 등의 후보에 방탄소년단이 포함될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제61회 그래미 어워즈에 이어 이번에도 후보 명단에 오르지 못했다.
명단에 따르면 ‘신인상’은 블랙 푸마스, 빌리 아일리시, 릴 나스 엑스, 리초 등 8개 팀이 경쟁한다.
‘올해의 레코드’(Record of the year)를 놓고는 본 이베어의 ‘헤이, 마’(Hey, Ma), 빌리 아일리시의 ‘배드 가이’(bad guy), 아리아나 그란데 ‘세븐 링스’(7 rings), 칼리드 ‘토크’(Talk), 리초의 ‘트루스 허츠’(Truth Hurts) 등 8개 곡이 경합할 예정이다.
‘올해의 앨범’(Album of the year) 부문의 후보로는 본 이베어 ‘i,i’와 아리아나 그란데 ‘생큐, 넥스트’(THANK U, NEXT) 등 8개 앨범이 올랐다.
‘올해의 노래’(Songs of the year) 부문 후보는 빌리 아일리시 ‘배드 가이’, H.E.R.의 ‘하드 플레이스’(Hard Place), 테일러 스위프트 ‘러버’(Lover) 등 8곡이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4월 발매한 앨범 ‘맵 오브 더 솔 : 페르소나’(Map of the Soul: Persona)가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 정상에 오르고, 1년 2개월간의 월드투어에서 총 2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모으는 등 세계적으로 성공적 행보를 이어 나갔다.
또 지난 2월 열린 제61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베스트 R&B 앨범’ 시상자로 나섰고, 그래미 어워즈를 주최하는 레코드예술과학아카데미 회원으로도 선정됐다. 이는 그래미가 세계 팝 음악계에서 방탄소년단의 영향력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이에 이번 그래미 후보로 선정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일각에서는 그래미가 비영어권 아티스트와 힙합·댄스 음악에 배타적이라는 점을 들어 방탄소년단의 후보 지명 가능성을 낮게 전망했다.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서는 1위를 기록했으나, 메인 싱글 차트인 ‘핫100’에서는 8위에 그쳤던 것도 약점으로 지목됐다.
다만 방탄소년단이 미국 팝계 3대 시상식 중 이미 두 곳에서 상을 받은 만큼 그래미를 향한 도전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5월 미국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톱 듀오/그룹’과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받았다.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s)의 경우 지난해 ‘페이보릿 소셜 아티스트’ 상을 받았고 오는 24일(미 현지시간) 열릴 올해 시상식에서도 3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있다.
그래미상은 음악인·음악산업업계 종사자 등으로 구성된 미국레코드예술과학아카데미 회원들의 투표로 수상자를 가린다. 아티스트의 대중적 인기보다 예술성과 음악적 역량에 무게를 두는 게 특징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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