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게임업계에서 불모지로 여겨지던 좀비 장르가 올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해외에선 좀비 관련 콘텐츠가 흥행 보증수표로 꼽힐 정도로 이미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까지 공략할 수 있는 ‘좀비 아포칼립스(인류 대부분이 좀비가 되고 극소수만이 살아남는 설정)’ 장르 발굴에 국내 게임사들이 적극적으로 손 뻗지 않을 이유가 없다.
괴기스런 형체의 생물체와 지나친 잔혹성 등을 이유로 과거 좀비물은 영화·소설에서 일부 마니아들이 소비하는 전유물로 여겨졌다. 그러다가 1968년 미국에서 개봉한 영화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이 소위 대박을 치면서 좀비물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급상승했다. 2000년대에 들어선 ‘28일후’ ‘레지던트 이블’ ‘월드워Z’ 같은 해외 영화뿐 아니라 ‘부산행’ ‘킹덤’ ‘지금 우리 학교는’ 같은 한국산 좀비물이 크게 흥행하며 좀비 아포칼립스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이 급증했다.
좀비물에 대한 게임 업계의 관심도 점차 오르는 추세다. 좀비 아포칼립스가 보편적 장르로 떠오르면서 복잡한 설명 없이 스토리나 외형 디자인을 비교적 금세 만들 수 있는 점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올해 게임사들은 그간 잘 시도하지 않았던 좀비 아포칼립스 장르에 차례로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게임은 위메이드의 개발 자회사 원웨이티켓스튜디오의 ‘미드나잇워커스’다. 이 게임은 멀티플렉스 빌딩을 배경으로 좀비와 생존자 간의 긴장감 넘치는 전투를 그린 익스트랙션 슈터 장르다. 게이머는 빌딩 속 무작위로 설정된 출발 지점에서 시작해 좀비와 다른 생존자들을 상대로 맞서 싸워 위험지역을 탈출해야 한다.
미드나잇워커스는 지난해 ‘게임스컴’과 글로벌 PC 유통 플랫폼 ‘스팀’에서 진행한 여러 테스트에서 독특한 게임성과 차별화한 콘텐츠로 호평 받은 바 있다. 특히 공간이 한정된 빌딩에서 익스트랙션 슈터 장르의 긴박한 전투를 잘 녹였다는 평가가 많았다. 지난 1일까지 진행한 스팀 테스트에선 디스코드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북미, 중화권 유저가 대규모로 유입됐다.
게임사는 수차례 테스트에서 받은 피드백을 통해 편의성을 높이고 빠르고 정확한 조작감 개선으로 전투 경험을 더욱 자연스럽게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게임은 올해 2분기 정식 출시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자회사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에서 개발 중인 ‘갓 세이브 버밍엄’을 올 3분기 출시 목표로 개발 중이다. 갓 세이브 버밍엄은 중세 시대 배경의 좀비 서바이벌이라는 독특한 세계관을 채택한 PC 콘솔 신작이다. 제목 그대로 좀비가 장악한 14세기 ‘버밍엄’에서 식량, 물 등 생존에 필요한 아이템을 찾고 숨겨진 자원과 안전한 장소를 탐색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웹보드 게임 전문 개발사 NHN은 6년간 공들인 좀비 아포칼립스 루트슈터 ‘다키스트 데이즈’를 이달 말 오픈베타테스트(OBT) 형태로 출시한다. 올해 내 정식 출시가 목표다. 이 게임은 좀비로 인해 황폐해진 ‘샌드크릭’에서 생존자들이 다양한 커뮤니티 생존자를 만나 성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넥슨은 폐허가 된 서울을 배경으로 한 생존 액션 게임 ‘낙원’을 개발 중이다. 이 게임은 무법지대에서 좀비를 피해 생존 물품을 파밍하고 ‘안전지대’로 돌아오는 세션제 방식의 시스템을 갖췄다. 출시일은 아직 미정이다.
한 대형 게임사 관계자는 “좀비 아포칼립스는 동서양 어디서나 인기를 끌고, 게임 제작에 좋은 레퍼런스들이 많다 보니 세계관을 구축할 때 부담이 덜하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최근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게임사들 중심으로 좀비 아포칼립스 소재가 적극적으로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merr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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