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여름 ‘40도 폭염’을 예고해 적중했던 기상학자가 올겨울은 영하 18도 이하의 매서운 한파가 찾아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해동 계명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23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6월 “올여름 실제 기온이 40도를 넘길 것”이라고 예측한 것에 대해 “올해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상당히 오랫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던 건 저만 얘기한 것이 아니다”며 “세계기상기구에서도 슈퍼 엘니뇨가 끝난 두 번째 해이기 때문에 상당히 심각하리라 전망했었는데 그게 잘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기상청 기후과학국은 지난 11일 엘니뇨·라니냐 감시구역의 해수면 온도가 점차 내려가 9월 이후 라니냐 상태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한 바 있다. 라니냐 전망은 한국 기상청을 포함한 각국 기상청과 세계기상기구, 미국 국제기후사회 연구소가 협력해 발표한다. 기상청은 최근에는 11월에도 기온이 오르고 비가 많아지는 경향이 있다면서 “지속적인 영향을 감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엘니뇨와 라니냐는 감시구역인 바다 온도가 3개월 이동평균 0.5도 이상 오르거나(엘니뇨) 내려가는(라니냐) 달이 5개월 이상 지속되는지 여부로 판단한다. 라니냐가 발달하면 아시아와 북미지역은 기온이 높아지고 서부 유럽과 호주는 낮아진다.

김 교수는 이례적으로 추석까지 이어진 폭염과 열대야 현상에 대해 “기온 자체가 37도까지 올라갔고, 습도도 높아 체감온도로는 49도까지 올라가는 더위였다”며 “그 이유는 서부 태평양 적도 해역의 서쪽 수온이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지금도 우리나라 개성 이남 해수 온도가 거의 30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산업화 혁명 이후 대기 중 온실가스가 늘어났고 그것 때문에 지구의 열이 많이 적체됐는데 그 적체된 열의 90% 이상이 바다에 들어갔다”며 “지구는 70%가 바다이고 30%가 육지이기 때문에 육지라는 것은 광활한 바다 위에 떠 있는 작은 섬에 불과하다. 온 사방이 뜨거운데 육지가 뜨겁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하지 않겠나. 온도를 결정하는 것은 해수 온도”라고 김 교수는 덧붙였다.
가을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그는 “최근 10년 정도의 데이터를 보면 가을다운 가을이 거의 실종되고 있다. 특히 올해 같은 경우는 가을다운 가을을 거의 볼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작년에도 11월 중순쯤까지 낮 기온이 29도까지 올라가다가 그다음 날 갑자기 20도 이상 떨어지는 현상을 보였다. 그래서 올해도 마찬가지일 걸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추석 이후 기온이 갑자기 내려간 모양새지만 김 교수는 더위가 향후 좀 더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사람들이 너무 덥다가 더위에서 조금 벗어나니 가을이 왔다고 대단히 좋아하지만 당장 내일부터 거의 30도 가까운 고온이 또 이어진다. 이런 더위가 적어도 11월 초순까지는 갈 것으로 생각된다”며 “그 이후에 갑자기 추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겨울에 대해서는 “많이 추울 것으로 생각한다. 영하 18도 이하로 떨어졌던 2021년·2022년 겨울과 이번 겨울이 좀 비슷한 패턴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겨울로 접어들면 라니냐 현상(동태평양 바닷물이 차가워지는 것)으로 옮겨가 우리나라와 북미대륙 쪽으로 북극 한파가 강하게 내려올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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