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인의 달’ 4월을 맞아 국립극장과 세종문화회관이 각각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무대에 출연하는 한편 함께 관람할 수 있는 공연을 준비했다. 국립극장의 무장애 콘서트 ‘함께, 봄’과 세종문화회관의 수어연극 ‘사라지는 사람들’이다.
국립극장이 4월 2일 해오름극장에서 선보이는 ‘함께, 봄’ 콘서트는 음악가를 꿈꾸는 장애인과 소외계층 학생으로 구성된 뷰티플마인드 오케스트라와 함께한다. 지휘는 뷰티풀마인드 뮤직아카데미에서 13년간 지도해온 상임 지휘자 이원숙이 맡는다.
‘함께 봄’ 콘서트는 국립극장이 지난해 ‘소리극 옥이’에 이어 두 번째로 기획한 무장애 공연이다. ‘함께, 봄’에서 ‘봄’은 사계절 중 첫 계절로서의 의미와 함께 무언가를 본다는 의미를 중의적으로 담았다. 음악가를 꿈꾸는 장애인과 소외계층이 ‘함께’ 무대에 서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를 넘어 ‘함께’ 따뜻한 ‘봄’을 느끼고, 가로막는 장벽 없이 ‘함께 보자’는 의미다.
1부는 피아졸라의 ‘망각’, 비발디의 ‘사계’ 중 ‘봄’, 로시니의 ‘윌리엄 텔’ 서곡 등이 연주된다. 그리고 2부에선 한국인 최초로 쇼팽 국제 콩쿠르 3위를 기록한 임동민이 협연자로 나서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12번 K.414를 연주한다.
이번 콘서트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배우 김호진이 해설을 맡았으며, 전문 수어 통역사가 김호진의 해설을 실시간으로 통역하는 영상을 무대 양옆 화면으로 송출한다. 또 공연장 내에 점자 안내지를 배치하고,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을 위한 사전 예약 셔틀버스 운행, 보조 휠체어 배치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국립극장은 또 이번 콘서트를 자막·수어·음성해설을 더한 영상으로 제작해 장애인 관련 기관에 배급할 계획이다.

세종문화회관이 4월 19~20일 M씨어터 무대에 올리는 극단 핸드스피크의 수어연극 ‘사라지는 사람들’로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기념한 작품으로 수어와 음성 해설을 제공한다. 세종문화회관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프로그램 ‘천원의 행복’을 겸한 이번 공연은 장애인 관련 단체에 관람 기회를 우선 제공한다.
핸드스피크는 재능 있는 농인(청각장애인) 청년들이 수어를 통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만든 기획사 겸 극단이다. 농인의 예술 활동 소외 및 참여 기회 부족 문제 해결이 목표인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서 수어 콘텐츠 및 플랫폼 확장을 꾀하고 있다. 현재 26명의 농인 아티스트가 소속돼 다양한 예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수어연극 ‘사라지는 사람들’은 극한 상황에서 이기적으로 변해가는 인간의 모습을 우화적으로 그렸다. ‘주인 없음’과 ‘달빛 도망’ 등 2편으로 구성됐으며 농인 배우 7인과 청인(비장애인) 배우 6인이 출연한다. ‘주인 없음’은 두 나라가 서로 사랑하는 양쪽 젊은이들의 바람과 달리 땅을 놓고 싸우는 비극을 담았고, ‘달빛 도망’은 괴한의 침입으로 도망 나온 마을 사람들이 다친 소녀를 버리려고 하자 이에 맞서 고군분투하는 젊은이의 모습을 그렸다. 두 작품 모두 인간의 이기심과 소통 부재로 인해 일어나는 비극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야말로 사회의 균열을 막는다는 주제를 드러내고 있다.
이 작품은 현장 관람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4월 26일 ‘네이버TV 세종문화회관 채널’과 쇼핑LIVE 내 ‘공연 라이브’ 채널을 통해 중계된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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