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노인진료비가 30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급격한 고령화로 노인 의료비가 급증하고 ‘비급여의 급여화’로 일컬어지는 ‘문재인케어’까지 겹치면서 건강보험 재정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6일 발간한 ‘2018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이 쓴 진료비는 31조8235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1년 15조3893억원보다 2.1배 늘었다. 진료비는 건강보험이 의료기관에 지불한 진료비와 환자가 의료기관에 지불한 본인부담금을 합한 것으로 비급여 진료비는 포함하지 않는다.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노인진료비 증가폭도 매년 커졌다. 2014년 10.4%였던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15년 11.4%, 2016년 13.6%, 2017년 12.1%, 2018년 12.4%로 꾸준히 높아졌다.
작년 기준 전체 인구에서 노인이 차지한 비중은 13.9%지만 이들의 진료비가 전체 인구 진료비에서 차지한 비율은 40.8%다. 노인 1인당 연평균 진료비는 2018년 456만8000원으로 전체 인구 1인당 연평균 진료비 152만8000원보다 2.98배 많았다.
2017년 시행한 ‘문재인케어’의 효과도 나타났다. 건강보험 가입자는 지난해 연간 105만6782원의 보험료를 내고 123만8582원의 급여 혜택을 받았다. 낸 보험료보다 1.17배 많은 급여를 받은 것이다. 2017년 보험료보다 1.09배 높은 급여를 받은 것과 비교하면 그만큼 보장성이 강화된 셈이다.

보장성 강화에 따른 부작용인 대형병원 쏠림현상도 수치를 통해 확인됐다. 의원급의 요양급여비용은 2017년 13조7111억원에서 2018년 15조1291억원으로 10.34% 늘어난 반면 상급종합병원은 같은 기간 11조3231억원에서 14조669억원으로 24.23% 증가했다. 의원급 3만1718곳이 전체 요양급여비용의 20%를 차지했는데 상급종합병원 42곳이 차지한 비율(18.05%)과 거의 같다.
노인진료비가 급격히 늘고 급여항목 증가에 따른 급여비 지출도 확대되면서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우려가 심화하고 있다. 2011년 이후 줄곧 흑자를 이어오던 건강보험 재정은 지난해 당기수지 적자로 돌아섰는데 올해도 약 3조2000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정부는 20조원 규모였던 건강보험 누적적립금 중 10조원을 오는 2022년까지 쓸 예정이다.
일각에선 문재인케어 이후 건강보험료 폭탄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 8월 보건복지부는 내년도 건강보험료율을 3.2% 인상하기로 결정했는데 이는 본래 계획인 3.49%보다 적게 올린 것이다. 복지부는 “노인 의료비 관리를 강화하고 모든 급여항목에 대한 재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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