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전연주는 중세·르네상스·바로크 시대의 음악을 가리키는 고(古)음악을 작곡 당시의 악기와 연주법대로 연주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악기 개량이 끝나지 않았던 초기 고전주의까지 포함시키는 경우가 많아졌다.
벨기에 출신 지휘자 필립 헤레베헤(70)는 고음악을 대중화시키는 기여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다. 정신과 의사 출신인 그는 의대생이던 1970년 바로크음악 전문 앙상블 콜레기움 보칼레 겐트를 창단했다. 역동적이면서도 섬세한 그의 바로크음악 해석은 클래식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지휘자로 완전 전업한 그는 1977년 라 샤펠 르와얄, 1991년 샹젤리제 오케스트라 등 여러 원전연주 단체를 만들었다. 이번에 내한하는 샹젤리제 오케스트라는 18세기 중반에서 20세기 초반, 즉 하이든에서 말러까지의 작품을 작곡가의 시대 악기로 연주한다.
음악적 도전을 멈추지 않는 그는 고음악 외에도 고전주의 후반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등장한 교향곡들에 심취하기도 했다. 1997년부터 로열 플레미시 필하모닉의 상임 지휘자로 활동하는 등 수많은 오케스트라에서 정기적으로 지휘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진가가 드러나는 것은 역시 그가 직접 창단한 단체와 함께 하는 연주에서다.
그가 17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샹젤리제 오케스트라와 함께 하는 내한공연에서 베토벤 교향곡 5번과 7번을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 그의 70세 생일, 샹젤리제 오케스트라 25주년, 베토벤 서거 190주년을 맞아 특별히 준비된 프로그램이다.
‘바흐 스페셜리스트’로 알려진 그지만 베토벤 해석에도 정평이 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1년 발매된 그의 베토벤 교향곡 전곡 음반은 비브라토, 아티큘레이션, 리듬까지 모두 고증된 베토벤 시대의 연주법을 따랐다. 당시 이 음반에 대해 그라모폰은 “탁월하고, 활기 넘치며, 지적인 연주”라 평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