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뮤지컬의 전설 ‘명성황후’ 30주년… 누적관객 200만명 돌파

Է:2025-02-06 02:08
ϱ
ũ

[And 방송·문화]

1995년 초연… 2000회 공연 앞둬
창작뮤지컬 수준 끌어올렸단 평가
윤석화 초연, 이태원 17년간 열연

뮤지컬 ‘명성황후’ 30주년 기념공연 중 타이틀롤을 맡은 신영숙이 마지막 장면에서 혼백으로 나타나 백성들과 노래를 부르고 있다. 에이콤 제공

“동녘 붉은 해, 동녘 붉은 해, 스스로 지켜야 하리 / 조선이여 무궁하라, 흥왕하여라.”

뮤지컬 ‘명성황후’의 마지막 장면에서 일본 낭인에게 살해당한 명성황후가 혼백이 되어 백성들과 함께 부르는 ‘백성이여, 일어나라’의 후렴구 가사다. 30주년을 맞은 올해에도 변함없이 관객의 가슴을 뜨겁게 만든다.

지난달 21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막한 ‘명성황후’(~3월 30일)는 한국 뮤지컬의 역사에 전환점을 마련했다. 명성황후 시해 100주기였던 1995년 초연된 이 작품이 실패를 거듭해오던 한국 창작 뮤지컬 역사에서 레퍼토리로 살아남은 첫 작품이기 때문이다. 명성황후를 미화하고 소위 ‘국뽕’이라는 민족주의 마케팅 덕분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그동안 국내에서 볼 수 없었던 화려한 무대와 획기적 완성도로 창작 뮤지컬 수준을 끌어올린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이번이 22번째 시즌인 ‘명성황후’는 한국 대형 창작 뮤지컬로는 처음 누적 관객 200만명을 돌파했으며 2000회 공연을 앞두고 있다. 일찌감치 해외 진출에 대한 꿈을 가지고 1997·1998년, 2002~2004년 미국 뉴욕과 LA 그리고 영국 런던과 캐나다 토론토에서 공연을 하기도 했다.

뮤지컬 ‘명성황후’의 탄생에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은 제작사 에이콤의 윤호진(76) 예술감독이다. 오리지널 연출가 겸 프로듀서인 윤 감독은 4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프레스콜 및 30주년 기념식에서 “초연 때 제작비를 마련하기 어려워 어떻게든 공연만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명성황후’가 30년이나 지속할 줄 몰랐다. 그동안 공연을 올릴 때마다 계속 고치고 수정함으로써 작품이 진화했기 때문에 관객이 찾아주신 것 같다”고 밝혔다.

‘명성황후’는 사회성 짙은 연극을 주로 연출하던 윤 감독이 1982년 한국문화예술진흥원(지금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연수 프로그램으로 영국 런던에 갔다가 뮤지컬에 빠지면서 시작됐다. 윤 감독은 런던에 도착한 직후 첫 작품으로 초연 중인 뮤지컬 ‘캣츠’를 보고 충격받았다. 그는 “대중적인 매력의 뮤지컬이 한국 공연계에 새로운 돌파구가 되겠다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윤 감독은 1991년 에이콤을 설립했다. 그리고 세계 무대에 나갈 수 있는 대형 창작뮤지컬의 소재로 택한 것이 명성황후였다. 에이콤 후원자 중 한 명이 건네준 일본 작가 쓰노다 후사코의 책 ‘민비 암살’이 윤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런 윤 감독이 찾아간 사람은 친분 있던 동갑내기 소설가 이문열이다. 1년 넘는 윤 감독의 설득에 대본을 수락한 이문열 작가는 1994년 초 시극 형식의 ‘여우사냥’을 내놓았다.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이 작가는 “처음엔 명성황후라는 인물에 대해 긍정적이지 않아서 쓰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윤 감독에 대한 의리와 함께 을미사변이 우리가 잊으면 안 될 비극이라고 생각해서 썼다”고 감회를 밝혔다.

이날 기념식에서 윤 감독은 지난 30년의 역사를 담은 책 ‘명성황후’를 처음 공개했다. 그리고 에이콤은 이 작가를 비롯해 김희갑 작곡가, 양인자 작사가, 배우 이태원 등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명성황후’ 초연 당시 주역은 윤석화였지만, 1997년 뉴욕 브로드웨이 공연부터 무대에 선 이태원은 2014년까지 무려 17년간 명성황후 역을 맡았다. 한편 현재 공연 중인 뮤지컬 ‘명성황후’는 타이틀롤에 김소현 차지현 신영숙 등이 출연 중이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
Ϻ 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