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어린이용 가죽가방에서 국내 기준치의 최대 56배에 달하는 발암물질이 검출됐다. 어린이용 연필, 물놀이 튜브에서도 각각 기준치 대비 35배, 33배의 발암물질이 나왔다. 유아용품인데도 내구성과 두께가 국내 기준에 미달해, 안전성이 의심되는 제품들도 적발됐다.
이는 서울시가 이른바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이라 불리는 3대 중국 쇼핑 플랫폼의 판매품 중 어린이 용품 19개(8품목)와 생활용품 12개(3품목) 등 총 31개 품목에 대한 안전성 조사를 지난달 실시한 결과다. 조사는 국가기술표준원 안전 인증기관으로 지정된 한국 건설생활 환경시험연구원(KCL), KATRI 시험연구원, FITI 시험연구원에서 진행됐다.
서울시는 8일 이같은 조사 결과와 함께 ‘서울시 해외 온라인 플랫폼 소비자 안전 확보 대책’을 발표했다. 해외직구 상품에 대한 상시적 안전성 검사를 실시하고, 전담 신고센터를 통해 신속하게 소비자 피해를 구제하는 방안이 대책에 포함됐다. 중국 직구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별도의 안전성 검사를 받지 않은 제품들이 국내에 반입됐고, 이로 인한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서다.
실제 서울시가 31개 품목의 안전성을 조사한 결과 8개 제품이 안전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적합 판정 제품은 어린이용 물놀이 튜브, 보행기, 목재 자석 낚시 장난감, 사탕 모양 치발기, 바나나 모양 치발기, 캐릭터 연필, 지우개 연필, 어린이용 가죽가방이다. 가죽가방과 튜브, 연필 2종에서는 기준치 대비 최대 55.6배에 달하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됐으며, 치발기 2종은 적은 힘에도 손상 가능성이 높아 질식 위험이 있었다.
서울시는 ‘알·테·쉬’를 중심으로 상시 안전성 검사 체계를 가동, 이달 넷째주부터 유해 물질이 검출된 제품 리스트를 매주 공개할 예정이다. 해외직구 상품에 대한 ‘소비자피해 전담 신고센터’도 운영할 예정이다. 피해 사례는 120다산콜로 상담하거나 전자상거래센터 홈페이지(ecc.seoul.go.kr)로 문의하면 된다. 피해 상담과 구제 방안을 전담 요원이 빠르게 안내하고 필요시 한국소비자원 등 중앙 부처와 공조해 피해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중구청과 협력해 알리 등 온라인 쇼핑 플랫폼사에 판매자 정보를 공개할 것을 요청하기로 했다.
당국은 중국산 플랫폼을 향한 관리·감독 수위를 높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테무를 상대로 전자상거래법 및 표시광고법 위반 여부를 서면 조사하고 있다. 허위·과장 광고 의혹을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7월 한국에 진출한 테무는 신규 회원 유입을 위해 현금성 쿠폰을 살포하고 룰렛 게임과 다단계 방식을 활용해 논란이 됐다.
지난 달 알리에 이어 테무까지 공정위 조사 대상에 오르면서 향후 중국 플랫폼 전반으로 조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문동성 기자, 세종=이의재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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