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부당지원 혐의를 받는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3300억원대 횡령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금호그룹 재건 과정에서 계열사 자금을 부당하게 끌어 쓴 혐의를 받는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김민형)는 26일 공정거래법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박 전 회장을 구속 기소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그를 공정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었다. 수사에서는 금호산업 인수 당시에도 횡령 범행 정황이 드러났다.
2015년 박 전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모회사인 금호산업 인수를 통해 금호그룹을 재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금호고속 전신인 금호기업은 2015년 12월 금호산업을 인수하면서 4개 계열사 자금 3300억원을 임의 사용했는데 검찰은 횡령 혐의를 적용했다.
이후 아시아나항공은 금호터미널 주식을 금호기업에 2700억원에 저가 매각했고 이를 통해 박 전 회장은 그룹 지배력을 강화했다. 검찰은 주식 저가 매각으로 아시아나항공이 손해를 입었다고 본다. 금호기업은 이후 사명을 금호고속으로 변경했다.
기내식 사업 계약에서도 아시아나항공은 손해를, 금호고속은 이득을 봤다. 아시아나항공은 스위스 게이트그룹과 기내식 계약을 맺었고, 게이트그룹은 금호고속 신주인수권부사채(BW) 1600억원어치를 무이자로 인수했다. 금호고속이 이자 부담 없이 투자를 받은 셈이다. 금호산업 등 9개 계열사가 금호고속에 1306억원을 담보 없이 대여한 혐의도 있다.
계열사 지원으로 박 전 회장 등 총수 일가는 이익 77억원가량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금호그룹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총수를 제어하지 못한 지배구조와 오너리스크가 기업을 부실하게 만든 전형적인 사례라는 평가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