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32)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20시즌 개막전에서 준우승했다. 단독 선두로 출발한 마지막 날 연속 보기와 연장전 티샷 실수로 우승을 놓쳤다. 뒷심 부족이 아쉽긴 하지만 시즌 첫 경기부터 우승권에 오르며 도쿄올림픽 본선행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다.
박인비는 2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레이크 부에나비스타 포시즌 골프 앤 스포츠클럽 올랜도(파71·6645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다이아몬드 리조트 챔피언스 토너먼트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와 보기를 2개씩 기록, 이븐파 71타를 적어냈다.
2위 김세영을 2타 차로 따돌린 단독 선두로 출발했지만 2번(파4)·3번(파3) 홀에서 연속 보기로 흔들렸다. 하타오카 나사(일본), 가비 로페즈(멕시코)의 추격을 뿌리치지 못하고 최종 합계 13언더파 271타를 기록하며 공동 1위로 연장전에 접어들었다.
18번 홀(파3)에서 이어진 연장전은 치열했지만 박인비가 연장 3차전에서 티샷을 그린 왼쪽 물에 빠뜨려 탈락했다. 공동 1위로 연장전에 들어간 선수는 탈락 순서와 상관없이 준우승자로 기록된다. 2018년 3월 뱅크 오브 호브 파운더스컵 우승 이후 1년 10개월 만이자 박세리(25승·은퇴) 이후 한국 선수의 LPGA 투어 두 번째 20승 고지를 다음으로 기약하게 됐다.
박인비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날 경기가 실망스러웠지만 오랜만에 출전한 개막전에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4년 만에 개막전 출전으로 도쿄올림픽 진출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그는 현재 랭킹 16위이다.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오는 6월 말 기준 랭킹에서 15위 이내, 한국 선수 중 4위 이내에 들어야 하는데 이번 대회에서 2위를 차지하며 순위가 15위 안으로 입성할 전망이다.
한편 날이 어두워지면서 21일에 1박 2일로 치러진 연장 승부에서 로페즈가 연장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18번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파에 그친 하타오카를 꺾고 우승컵을 차지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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