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9개월여 만에 상승세가 멈추고 보합 전환한 가운데, 고가아파트도 실거래가가 하향 조정되는 추세다. 특히 서울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집값 역시 대출규제 영향으로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다.
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아현동에 위치한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면적 84㎡가 지난 11월 18억원에 거래됐다. 이는 전달 동일면적 2층 19억2000만원 대비 1억2000만원 하락한 가격이다.
강남에서도 하락거래가 발생했다. ‘강남자곡힐스테이트’ 전용면적 84㎡가 지난 8월에는 12억6000만원에 거래됐지만, 11월에는 같은 층임에도 12억2000만원으로 4000만원 떨어졌다.
집값 하락은 통계에서도 확인됐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해 12월 5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0%를 기록했다.
특히 외곽 지역이자 아파트값 약세 지역인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와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이 하락 폭을 키웠다. 강남3구와 마용성도 상승률이 0.1%를 밑돌았다. 강북구, 도봉구, 동대문구 등도 내림세를 보였으며 중구, 서대문구 등은 보합을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1월 거래량은 3235건으로, 7월(9216건)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 12월에는 1803건(30일 기준) 정도에 그쳤다. 고강도 대출 규제와 경기 불확실성, 정치적 혼란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올해 상반기에도 주택시장의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7월 스트레스 DSR 3단계 규제가 시행되고, 제2금융권에 대한 대출 총량 규제 확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상반기 매수자 관망세에 수도권 전월세 가격 상승이 우려되기도 한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기조와 높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로 인해 주택 매매보다는 전·월세 계약 수요가 늘어날 거란 전망에서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 ‘지표로 보는 건설시장과 이슈’서 올해 1분기 주택시장에 대해 “시장 위축이 예상되나 수도권의 임대차 가격 상승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다연 기자 id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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