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가곡은 성악가와 피아니스트가 만드는 실내악”

Է:2024-10-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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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르트무트 횔과 한경성, 가곡 음반 ‘달빛 노래’ 발매 및 한국 투어

소프라노 한경성(왼쪽)과 피아니스트 하르트무트 횔이 21일 서울 강남구 풍월당에서 리트 듀오 음반 ‘달빛 노래’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독일 피아니스트 하르트무트 횔(72)은 ‘가곡의 제왕’으로 불린 전설적인 바리톤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1925~2012)의 리사이틀 파트너로 유명하다. 2007년부터 독일 카를스루에 국립음대 총장을 역임하고 있는 횔은 독일 가곡에 가장 정통한 거장이다. 그가 약 20년 전 독일 가곡 수업에서 제자로 만난 한국 소프라노 한경성(45)과 함께 가곡 음반 ‘달빛 노래’(DER MOND: LIEDER)를 발매하는 한편 한국 공연에 나섰다.

횔은 21일 서울 강남구 클래식 음반 전문 매장 풍월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피아노 반주에 맞춰 성악가가 노래를 부르는 독일 가곡은 결코 단순한 음악이 아니다”면서 “피아니스트와 성악가가 파트너를 이뤄 대화하고 연주하는 실내악”이라고 강조했다.

횔은 피셔 디스카우를 비롯해 소프라노 르네 플레밍, 메조소프라노 미츠코 시라이 등의 파트너이자 약 60장의 디스코그라피를 통해 ‘리트’(Lied)의 음악적 조화와 개념에 대한 표준을 정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리트는 19세기 독일 예술가곡으로 성악과 피아노를 위한 독창 가곡을 일컫는다. 이날 횔과 함께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한경성은 “가곡은 음악과 함께 가사가 주는 매력이 크다. 우리 인생사를 담고 있는 만큼 성악가의 표현이 중요한 것 같다”면서 “횔 선생님은 나뭇가지 사이로 새어 나오는 아름다운 빛을 보게 해준 존재다. 정말 많은 가르침을 주셨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횔은 “우리를 사제지간이 아닌 두 명의 아티스트라고 봐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횔과 한경성이 함께 발매한 이번 앨범은 ‘달’을 주제로 멘델스존, 슈만, 브람스, 슈베르트, 포레 등이 작곡한 리트를 수록했다. 여기에 윤극영의 ‘반달’, 박태준의 ‘가을밤’ 등 한국 가곡까지 포함해 총 20곡을 담았다. ‘반달’과 ‘가을밤’은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인 다니엘 푸에터가 편곡했다. 횔은 “‘겨울 나그네’ 같은 연가곡을 수록한 앨범은 매우 많지만 이번 앨범처럼 특정 주제를 내세운 경우는 많지 않다”며 앨범의 특별함을 강조했다.

이번 앨범의 주제를 ‘달’로 정한 것은 가곡의 다양한 매력을 전하기 위해서다. 횔은 “독일 가곡의 뿌리를 이루는 정서인 그리움과 사랑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소재가 바로 달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달’이라는 주제는 한경성의 개인적인 사연과도 관계있다. 한경성은 “코로나 시기에 남편이 투병 생활을 했는데, 그때 남편이랑 달을 보며 가곡을 많이 들었다. 그러면서 (남편이) 다 나으면 달에 관련된 곡으로 음반을 내고 연주하면 어떨까 하는 얘기를 나눴었다”고 밝혔다. 한경성의 남편은 건강을 회복해 이번 앨범에 제작자로 참여했다.

이번 듀오 앨범을 기념하는 한국 리사이틀 투어는 지난 19일 강릉아트센터와 20일 통영국제음악당을 거쳐 22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막을 내린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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