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수련 거부로 의료공백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전공의 단체 대표가 의대 교수 등 일부 선배 의사들을 공개 비판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8일 페이스북에 ‘의대 교수, 전문의 등이 간호사들에게 약 처방은 물론 전공의들이 맡아왔던 동맥관 삽입 등 고난도 업무까지 넘기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며 “지금 대학병원에 남아있는 의사는 누구입니까”라고 일갈했다.
박 위원장은 “환자가 사망했음에도 사망 선언은커녕 자느라 들여다보지도 않은 의사는 누구입니까. 진료 가능함에도 전공의 부재를 핑계로 수용 거부한 의사는 누구입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의사로서의 정체성을 포기하고 간호사에게 본인의 업무를 떠넘긴 의사는 누구입니까. 부당한 겁박과 부실 교육을 자행하는 정부의 횡포에도 침묵하고 있는 의사는 누구입니까”라고 거듭 지적했다.
그는 “작금의 붕괴는 수십 년간 그들이 묵인했던 대한민국 의료의 실상”이라며 “그래서 당신들은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습니까”라고 물었다.
이는 선배 의사들이 병원을 떠난 전공의 대신 간호사에게 일을 떠넘기고 정부의 전공의·의대생 탄압에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는 취지의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로서 전공의들이 당장 정부와의 대화에 나서거나 의료현장으로 복귀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전공의들은 ‘2025년 의대 증원 백지화’를 조건으로 내걸고 있는데 이미 내년 수시모집이 끝나고 수능도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와 이미 늘어난 의대 정원을 다시 줄이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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