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준 이그룹(옛 이화그룹) 회장이 허위 공시로 2400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자본시장법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부장검사 이진용)는 13일 자본시장법위반, 특정경제법위반(배임) 등 혐의로 김 회장을 구속 기소했다.
김 회장은 이그룹 3사에서 담보를 제공하고 메리츠증권에 1700억 원 상당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했음에도 마치 무담보로 메리츠증권에게 사채를 발행한 것처럼 허위 공시한 혐의를 받는다.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 수사가 진행된다는 사실을 숨겨 이그룹의 주식거래정지 및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 홈페이지에 허위 내용을 게시한 혐의도 받는다.
김 회장은 또 이그룹 3사 보유 사채를 고가에 매각하기 위해 리튬 광산 개발에 관한 허위 호재성 보도자료 배포해 주가를 부양하는 방법으로 1200억 원 상당의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매각하는 등 2400억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도 받는다. 회사가 보유한 주식을 시가보다 22억원 저렴하게 이해관계인들에게 매각한 혐의도 있다.
법원은 지난달 26일 김 회장에 대해 “증거를 인멸할 염려와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김 회장의 행위로 인해 다수의 소액주주들에게 중대한 경제적 피해가 발생했고,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회복되지 않았음에도 자신은 고급주택, 명품 의류에 호화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면서 “유사 범행을 반복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엄정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 회장과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됐다가 기각된 김성규 전 총괄사장 등 경영진 3명에 대해 계속 수사 중이다.
신지호 기자 p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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