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황금세대’ 김우민(22·강원도청)이 한국 역대 두 번째 올림픽 경영 메달리스트로 한국 수영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한국 선수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건 2012 런던올림픽 박태환 이후 12년 만이다.
김우민은 28일(한국시간) 파리 라 데팡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2초50로 터치 패드를 찍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독일 루카스 매르텐스(3분41초78), 호주 일라이자 위닝턴(3분42초21)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한국 수영이 역대 올림픽에서 수확한 메달 개수는 5개로 늘었다. 지난 12년간 한국 수영의 올림픽 메달 개수는 4개에 멈춰있었다. 모두 박태환이 따낸 것으로, 2008 베이징 대회 남자 자유형 400ｍ 금메달과 자유형 200ｍ 은메달, 2012 런던 대회 자유형 400ｍ와 200ｍ 은메달에 김우민은 동메달을 하나 더 추가했다.
물살 저항이 심해 불리하다고 알려진 1번 레인에서도 김우민은 힘차게 물살을 갈랐다. 반응 속도 0.62초로 가장 빨리 물에 뛰어든 뒤 350m 턴을 할 때까지 2위를 유지했다. 마지막 50m에서 다소 힘이 빠져 위닝턴에 추월당했지만 메달권에서 벗어나지는 않았다.
예선에서의 부침이 오히려 약이 됐다. 김우민은 이날 예선에서 평소보다 미치지 못하는 경기력으로 3분45초52에 그치며 7위로 결승에 올랐다. 예선 상위 8위까지 결승행 티켓이 주어지기에 자칫하면 떨어질 뻔했지만 위기 순간을 결승에선 자극제로 삼았다.
경기 후 김우민은 “예선 경기가 고비가 될 거라고는 예상했었다”며 “그게 더 큰 자극이 돼서 결승에서 잘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짚었다. 이어 “350m 마지막 턴을 하고 난 뒤에는 사지가 타들어가는 느낌이었지만 올림픽 메달을 위해서는 감당해야 할 무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함께한 동료들을 떠올리면서는 눈시울을 붉혔다. 김우민은 “첫날에 메달을 따서 다른 선수들도 충분히 자신감과 용기를 가질 거라고 생각한다”며 “남은 자유형 200m와 계영 경기에서도 또 하나의 기적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3년 전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김우민은 개인전에 출전하지 못했고 단체전인 계영 800m에선 13위로 결승 문턱조차 밟지 못했다. 그러나 이후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등 국제 무대에서 꾸준히 자신과의 싸움을 지속하며 마침내 올림픽 메달까지 손에 넣었다.
김우민, 황선우 등 ‘수영 황금세대’를 앞세운 한국 수영은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역대 단일 올림픽 최다 메달 신기록과 최초의 ‘복수 메달리스트 탄생’ 목표에 도전한다.
파리=이누리 기자 nur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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