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 체력’을 앞세운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이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에서 거칠기로 소문난 콜롬비아를 상대로 첫 승에 도전한다. 한국이 속한 조별리그 H조 팀들의 전력을 감안하면 콜롬비아전 승리가 사실상 16강행을 좌우할 전망이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5일(한국시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시드니 풋볼 스타디움에서 콜롬비아와 대회 조별리그 H조 1차전을 갖는다. 벨 감독은 24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콜롬비아는 아주 강한 팀이고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면서도 “우리 팀은 ‘톱’이라고 생각한다. 예상치 못한 경기를 보여드리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국의 FIFA 랭킹은 17위, 콜롬비아는 25위다. 다만 콜롬비아는 지난해 코파 아메리카(남미축구선수권대회) 준우승 등을 경험한 강호다. 독일(2위)은 강력한 우승 후보로 분류되고, 모로코(72위)는 월드컵에 처음 출전했다. 미국 폭스스포츠는 “한국과 콜롬비아의 경기에서 누가 이기든 독일에 이어 H조 2위로 16강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콜롬비아는 거친 플레이로 악명을 떨쳤다. 지난 15일 콜롬비아와 아일랜드의 비공개 평가전은 경기 시작 20분 만에 중단됐다. 강한 태클 등으로 선수들의 부상 위험이 높아 경기를 지속할 수 없었다는 게 아일랜드 측이 밝힌 중단 사유였다.
한국은 콜롬비아의 저돌적인 축구에 체력으로 맞설 계획이다. 벨 감독은 90분 동안 상대를 압박할 수 있는 체력을 강조하며 ‘고강도 훈련’을 진행해왔다. 이달 초 ‘가상의 콜롬비아’로 삼은 아이티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체력 우위를 앞세워 2대 1 역전승을 일군 것은 그간의 훈련 성과로 여겨진다.
콜롬비아는 거친 몸싸움으로 경기 흐름을 뺏은 뒤 측면을 활용한 빠른 공격을 구사할 것으로도 예상된다. 영국 가디언은 “콜롬비아의 골 결정력은 떨어지지만 짧은 패스와 민첩한 움직임이 돋보인다”고 짚었다. 벨 감독은 현지 훈련 중 체력뿐 아니라 상대 역습 차단을 위한 수비훈련도 병행했다.
경기 초반 한국은 체력을 갖춘 콜롬비아의 공세를 견뎌내야 한다. 한국의 ‘에이스’ 지소연(수원FC)은 “거칠게 맞서겠다. 초반 20분이 중요하다”며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버티다 상대 체력이 떨어지면 정교하게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과 콜롬비아는 2015년 캐나다 대회에서 나란히 16강에 올라 역대 최고 성적을 써냈다. 두 팀 모두 16강을 넘어 최초의 8강 진출을 넘보고 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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