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김포시의 한 텃밭에서 7년 전 암매장한 딸의 백골 시신이 드러났다. 아이가 숨져 텃밭에 묻었다고 주장했던 친모는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 어려움 탓에 살해했다”고 혐의를 일부 인정했다.
인천경찰청 여청수사대는 6일 오후 경기 김포시 대곶면의 사유지 주택 텃밭에서 40대 친모 A씨와 현장검증에 나서 백골 상태의 아기 시신 일부를 발견했다. A씨가 자신의 딸을 암매장했다고 지목한 모친 소유의 텃밭이었다. A씨는 아기 인형을 들고 현장검증에 임했다.
현장에 도착한 친모 A씨는 검은색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텃밭으로 향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16년 8월 7일 인천 한 병원에서 딸 B양을 출산했다. 하지만 출산 6~7일째 B양을 숨지게 하고 이 텃밭에 매장해 사체를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A시는 당초 “출산 이튿날 병원에서 퇴원해 집에 왔는데 아이가 갑자기 숨을 쉬지 않았다”며 “태어난 지 얼마 안 돼 숨져 그냥 땅에 묻으려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이 추가 조사를 거쳐 살해 정황을 찾아내자 “경제적 어려움 탓에 B양을 살해했다”고 혐의를 일부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모방범죄를 야기할 수 있다고 판단돼 살인죄를 적용하게 된 구체적인 내용은 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A씨는 B양을 낳을 당시 전 남편과 별거 중인 상태였고 이후 이혼했다. 현재는 첫째인 10대 아들을 홀로 키우고 있다. 다만 7년 전 암매장한 아기가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자녀가 맞는지에 대한 진술은 거부하고 있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경찰에는 “전 남편은 내가 아기를 낳은 것과 암매장한 사실 모두 몰랐을 것”이라는 취지의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은 사체유기 혐의에 살인 혐의를 추가해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이날 발견된 유골이 B양과 일치하는지 여부와 정확한 사망 원인 등을 파악하기 위한 부검을 의뢰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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