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결국 다 좋아서 하는 일

Է:2025-07-18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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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나 시인 겸 웹툰작가


지난 7일 일본 도쿄 진보초 책거리 서점에서 잔치가 열렸다. 서점 1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였고, 김승복 선생의 새 책 ‘결국 다 좋아서 하는 거잖아요’(달·2025)도 첫선을 보였다. 그가 보내온 사진 속에는 역대 책거리 서점 점장들이 환하게 웃고 있었다. 나는 그 얼굴들에서 한 가지 공통된 정서를 읽었다. 좋아하는 일이란 결국 타인의 삶을 조심스레 품 안에 들이는 일일지 모른다고. 그리고 그 연대의 감정은 때로는 혼자서 감당할 수 없는 시간을 버틸 수 있게 해준다고.

지난달 ‘라이터스 인 레지던시’의 일환으로 도쿄에 머물며 책거리 서점의 일일 점장이 돼 손님을 맞았다. 서점의 하루를 가까이서 지켜보며 느꼈다. 이곳은 단순히 책을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어떤 믿음이 형태를 얻은 장소라는 것을. 책장의 높낮이, 손님에게 건네는 인사 한마디까지 촘촘한 배려가 스며들어 있었다. 무언가를 좋아서 하는 일은 사실상 ‘이유 없이 지속되는 것들’에 대한 믿음이다. 그래서 오래간다. 그 자체로 순수한 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김 선생은 문학을 좋아했다. 그래서 일본에 건너가 문학비평을 공부했고, 쿠온 출판사를 세웠으며, 책거리 서점을 열고, 이제는 7년째 ‘K-BOOK 페스티벌’을 꾸려가고 있다. 그 긴 흐름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열정의 궤적이라 불러도 좋을까. 그가 한강 작가를 일본에 처음 소개했고, 쿠온 출판사에서 ‘토지’ 전권을 10년에 걸쳐 번역했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성취의 목록도 놀랍지만 갖은 위기 속에서도 좋아하는 것을 쉬이 저버리지 않은 꾸준한 마음도 참 귀하다.

‘아름다움을 알아버린 이들에게 의무가 있다면, 그것은 아름다움을 널리 퍼뜨리는 일.’ 이 문장에 밑줄을 긋는다. 감탄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감탄 이후에도 남는 태도는 누구나 가질 수 없다. 그 마음이 또 다른 시작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신미나 시인 겸 웹툰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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