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특별시’ 대전하나시티즌이 8년 만에 만난 ‘축구수도’ 수원 삼성을 대파했다. 대전은 4경기 연속 무패로 승격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대전은 19일 경기도 수원월드컵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4라운드 수원과의 경기에서 후반 정규시간 종료 직전 변준수의 극장골과 김민덕의 추가시간 쐐기골에 힘입어 3대 1로 승리했다.
이번 맞대결은 8년 만의 맞대결로 주목받았다. 1996년 창단한 수원은 K리그 전통의 강호로 ‘축구수도’, 1997년 만들어진 대전은 두꺼운 팬층으로 ‘축구특별시’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오랜 시간 앙숙이었다. 하지만 2015년 8월 매치 이후 대전이 2부리그로 강등되면서 한동안 리그에서 만나지 못했고, 올 시즌 대전이 승격하면서 맞대결이 성사됐다.
양 팀 모두 전반에 큰 기회 없이 전반을 0-0으로 마쳤으나, 대전이 후반 들어 팽팽하던 균형을 깼다. 후반 16분 이진현이 볼을 탈취해 공격방향 왼쪽 측면에 있던 레안드로에게 패스했다. 수원 수비 2명이 레안드로에게 집중되는 사이 이진현이 상대 페널티박스 모서리 안쪽 빈 공간으로 들어가 패스를 받았고 바로 그림 같은 왼발 감아차기 슛으로 수원 골망을 갈랐다. 이진현의 오프더볼 움직임이 좋았고, 수원은 수비 압박이 아쉬웠다.
다급해진 수원은 다시 공격의 고삐를 죄었고 6분 만에 1-1 균형을 맞췄다. 아코스티의 개인 능력이 빛을 발했다. 상대 페널티박스 모서리 바깥쪽에서 수비 3명을 앞에 두고 왼발슛을 때려 골을 넣었다.
잇따른 골로 분위기는 달아올랐다. 수원은 후반 35분 김보경이 골키퍼 1대 1 찬스를 맞았지만 선방에 막혔다. 2분 뒤 대전은 안톤이 기습적으로 찔러준 볼을 김민덕이 침투해 1대 1 상황을 만들었지만 옆그물을 때렸다.
공방 속 무승부로 끝날 것 같던 경기는 대전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후반 44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이진현의 프리킥을 안톤이 헤딩으로 따냈고, 이를 교체 투입된 변준수가 다시 헤더로 골을 성공시켰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2분 왼쪽 측면에서 침투한 김민덕이 골문 앞 다른 공격수들에게 시선이 몰리는 사이 재치있게 때린 슛이 골키퍼를 맞고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이를 본 이민성 감독도 놀란 듯 입을 벌리며 기쁜 표정을 지었다.
대전은 2승 2무(승점 8)로 3위까지 올라섰다. 이민성 감독은 “어려운 수원 원정에서 승점 3점을 따낸 선수들에게 감사하다”며 “(4연속 무패가) 기대 이상이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의 신뢰관계가 쌓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도전정신을 더 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수원은 4경기 연속 무승(1무 3패) 늪에 빠지며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병근 감독은 경기 후 한숨을 쉬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전체적으로 제 잘못이 크다. 찾아오신 팬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대구FC는 같은 시각 대구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경기에서 2대 0으로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전반 9분 만에 김진혁이 선제골을 넣었고, 후반 추가시간 세징야가 쐐기골을 넣었다.
수원=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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