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52일 만에 재개했다. 시위의 영향으로 서울 지하철 4호선 열차 운행이 지연됐다.
전장연은 13일 오전 7시30분 서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승강장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지하철을 타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으로 이동해 ‘지하철 하차 시위’를 벌였다. 지난 4월 22일 시위를 중단한 지 52일 만이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오전 7시55분 혜화역에서 승차해 8시7분에 출발했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8시12분에 승차해 8시30분 열차가 출발했다”고 전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하차하던 중 오전 8시12분쯤부터 전동차와 승강장 사이에서 멈춰 서서 장애인권리예산 보장과 실무진 면담 등을 주장했다. 이로 인해 약 18분간 열차 운행이 지연됐다.
박 대표는 “정부가 내년도 장애인권리예산 보장은 어떻게 할 건지 대화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장애인권리예산을 어떻게 보장할지 얘기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발달장애인과 가족 사망 사건 등을 언급하며 “대한민국 정부가 중증장애인 권리를 보장하지 않고 인정하지 않은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승객들은 열차 운행이 지연된 것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전장연은 오는 20일까지 장애인권리보장예산과 관련해 실무자를 만나 면담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잠정 중단한 채 휠체어에서 내려 지하철에 탑승하는 ‘오체투지’ 시위를 진행해 오다가 이날 출근길 탑승 시위를 재개했다.
이날 시위는 전장연이 장애인권리예산을 반영해 달라며 기재부 장관 면담을 요청했으나 실무자 면담조차 성사되지 않은 것에 항의하며 예고했던 것이다. 전장연은 기재부가 헌법에 명시된 권리를 지키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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