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경기도청을 압수수색했다. 경기도청이 김씨의 수행비서로 지목된 배모씨를 경찰에 고발한 지 10일 만이다. 경찰이 강제수사에 착수하면서 관련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관측된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수사계는 4일 오전부터 경기도청 총무과, 의무실, 조사담당관실 등에 수사관을 투입해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해 김씨가 경기도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은 지난달 14일 김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사건을 고발한 장영하 변호사에 대한 고발인 조사를 실시했었다.
장 변호사는 앞서 김씨가 배씨를 통해 음식 배달과 집안일 등 사적 심부름에 공무원을 동원했다며 이 상임고문, 김씨, 배씨를 고발했었다.
장 변호사는 또 김씨가 개인 음식값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하고, 타인 명의 불법 처방전을 발급받게 한 의혹 등을 고발장에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도 지난해 12월 이 상임고문, 김씨, 배씨 등을 직권남용과 국고손실 등 혐의로 고발했다.
김씨는 대선 기간 중이던 지난 2월 9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관련 논란에 대해 “공직자의 배우자로 모든 점에 조심해야 하고 공(公)과 사(私)의 구분을 분명히 해야 했는데 제가 많이 부족했다”고 사과했다.
이번 의혹은 배씨 지시를 받으면서 일했던 7급 공무원 A씨의 폭로로 불거졌는데, A씨는 배씨로부터 직장 내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했었다.
김씨는 “A씨와 배씨의 관계를 몰랐다고 해서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없다. A씨는 (갑질) 피해자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었다. 배씨와 A씨 사이 어떤 내용의 지시가 오갔는지는 몰랐다는 취지다.
A씨는 김씨의 사과 기자회견 이후 “법카 유용을 어디까지 인정하는지, 그 많은 양의 음식은 누가 먹었는지에 대해 답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경기도는 지난달 25일 의혹의 핵심 인물인 배씨를 횡령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경기남부경찰청에 고발했다. 고발장에는 배씨가 도청에서 근무한 2018년 7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법인카드 사용내역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경찰은 압수수색 자료를 분석한 후 배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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