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제64회 그래미 어워드 본상 후보에 들지 못하자 외신들도 ‘박한 평가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BTS가 올 한 해 세계 음악시장에서 기록적인 활약을 펼친 점을 고려할 때 본상 후보에도 포함되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지적이다.
BTS는 24일 음악계 최고 권위 상으로 꼽히는 ‘그래미 어워즈’(Grammy Awards)에서 2년 연속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에 올랐다. 하지만 4대 본상 후보에는 들지 못했다.
BTS가 지난 5월 발표한 영어 싱글 ‘버터(Butter)’는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에서 통산 10주간 정상을 차지했다. 빌보드 역사에서 10주 이상 1위를 차지한 곡은 ‘버터’를 비롯해 40곡뿐이다.
이 같은 대기록을 감안할 때 BTS는 그래미 4대 본상인 ‘제너럴 필드’ 후보에 들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일각에서는 본상을 포함해 총 7개 부문 후보에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기도 했다. 그래미 4대 본상에는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 ‘베스트 뉴 아티스트’(신인상) 부문이 있다. 하지만 본상 후보에는 포함되지 못했고 지난해에 이어 1개 부문 후보에만 올랐다.
그래미는 음악계 최고 권위 상으로 꼽히지만 그간 비영어권 가수 등에 배타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BTS가 수년간 세계 음악시장에서 활약을 펼쳤지만 그래미 어워드 후보에 오른 것은 지난해 제63회 그래미 어워드가 처음이었다. 포브스는 당시 “그래미의 인종차별은 이미 비밀이 아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외신들은 이번에도 그래미의 선정 기준에 의문을 제기했다. AP통신은 이날 그래미가 발표한 후보 명단과 관련해 “올해의 레코드와 올해의 노래 부문에서 소셜미디어와 음악 차트를 모두 석권한 몇몇 주요 싱글이 제외됐다”며 “BTS ‘버터’가 퇴짜를 맞았다는 것은 더욱 놀랍다”고 보도했다. 이어 “‘버터’는 올여름 메가 히트곡인데 그래미는 단 1개 부문 후보에만 BTS를 올려놨다”고 지적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도 “글로벌 팝 돌풍을 일으킨 BTS가 블록버스터급 한 해를 보냈는데도 1개 부문 후보에만 올랐다”며 “‘버터’가 빌보드 ‘핫 100’에서 10주 정상에 올랐는데도 올해의 레코드와 올해의 노래 부문에서 제외됐다”고 보도했다. 일간 USA투데이도 “BTS, 드레이크, 마일리 사이러스 등 팝 차트 1위에 오른 아티스트들이 주요 후보 지명에서 누락됐다”며 “BTS가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라는 단 하나의 후보 지명만으로 되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BTS가 본상 후보에는 들지 못했지만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에 2년 연속 선정된 것도 한국 최초의 성과다. 최종 수상 결과는 다음 해 1월 31일 한국시간으로 2월 1일 열리는 그래미 시상식에서 발표된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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