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가 한동민의 끝내기 홈런으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두산 베어스가 기다리는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SK는 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플레이오프 5차전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10회 연장 승부 끝 11대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SK는 3승 2패로 넥센을 누르고 6년만에 한국시리즈 진출권을 따냈다.
최종전에 나선 두 팀은 최고의 카드를 선보였다. SK는 좌완 에이스 김광현, 넥센은 우완 외국인 에이스 제이크 브리검을 내보냈다. 예상대로 초반 투수전이 진행됐다. 1회초 김광현은 152km의 강속구로 박병호를 삼진으로 잡고 포효했다. 1회말 제이크 브리검도 3개의 삼진으로 응수했다. 이후 브리검과 김광현은 각각 3회, 2·4회 위기를 잘 넘겨내며 5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6회초 이날의 첫 점수가 나왔다. 준플레이오프의 영웅 넥센 임병욱이 2사 2,3루 상황에서 김광현을 상대로 중견수를 넘기는 2루타를 쳐 두 주자를 모두 불러들였다. 타구를 확인한 임병욱은 오른팔을 당당하게 들고 2루 베이스로 향했다. 이후 임병욱은 바뀐 투수 김태훈의 폭투 때 2루에서 홈으로 쇄도해 공격적인 슬라이딩으로 세이프 판정을 받아 3-0이 됐다.
당시까지 1안타로 막혀있던 SK타선은 6회말 반격했다. 김강민이 선두타자 안타를 친 뒤 한동민이 평범한 2루 땅볼을 쳤으나 2루수 김혜성이 악송구를 저지르며 무사 1,2루가 됐다.
참스는 중심타선으로 연결됐다. 브리검의 높은 직구에 최정이 헛스윙하며 삼진을 당하며 한숨을 돌리는 듯했다. 하지만 로맥이 3점 홈런을 치며 경기는 순식간에 동점이 됐다. 자세가 다소 무너진 채로 한손을 놓고 쳤는데도 타구는 엄청난 포물선을 그린 뒤 좌측 펜스를 넘어갔다. 로맥의 타구 각도는 무려 48도에 달했다.
로맥은 오른팔을 들어 손바닥을 펴고 이 타구가 페어로 들어오길 기원했다. 타구가 넘어간 것을 확인하자 주먹을 불끈 쥔 뒤 SK 덕아웃을 향해 두 팔을 번쩍 들고 포효했다.
이후 브리검은 김동엽에게 안타를 맞고 한현희로 교체됐다. 그러나 한현희는 볼넷 두 개를 허용하며 2사 만루까지 몰렸다. 결국 4차전에서 4이닝을 던진 안우진이 마운드에 올라왔다.
여기서 대타로서 타석에 선 선수는 최항이었다. 최항은 안우진이 던진 낮은 슬라이더를 걷어내며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쳤다. 순식간에 주자가 모두 돌아와 6-3이 됐다. 최항은 2000년대 3회 우승을 일군 SK의 유니폼을 들추며 자랑스러움을 표시했다.
SK는 7회초 메릴 켈리를 마운드로 올렸다. 켈리는 150km를 넘나드는 직구로 넥센 타선을 요리했다. SK는 7회말 나주환의 적시타로 추가점을 올려 7-3으로 앞서갔다.
넥센도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8회초 서건창과 박병호의 연속 좌전안타로 만들어진 1사 1,3루에서 제리 샌즈가 느린 땅볼을 치며 4-7로 따라갔다. 하지만 8회말 SK가 김강민의 2루타로 치며 8-4를 만든 뒤 최정도 적시타를 쳐 9-4이 됐다.
그러나 승부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넥센은 9회초 2사 2,3루 찬스에서 송성문이 켈리를 상대로 2타점 2루타를 치며 6-9가 된 뒤 서건창이 친 땅볼이 2루수 강승호의 실책으로 연결되며 7-9까지 점수차가 좁혀졌다. 여기서 박병호가 바뀐 투수 신재웅을 상대로 투런 동점 홈런을 터뜨렸다. 결국 승부는 연장까지 이어졌다.
연장 10회초에는 김민성이 있었다. 임병욱이 2루타를 치며 출루하자 김민성이 번트 자세에서 타격으로 전환한 뒤 우중간 펜스앞에 떨어지는 2루타를 날리며 넥센이 10-9로 앞서갔다.
하지만 야구의 신은 이어진 1사 3루 찬스를 놓친 넥센에 승리를 허락하지 않았다. 10회말 선두타자 김강민이 신재영의 바깥쪽 공을 잡아당기며 좌월 펜스를 넘기며 동점을 만들었다. 홈런을 직감한 김강민은 타구를 지긋이 바라보며 걷다 배트를 집어던졌다. 신재영은 타구를 바라보지도 않고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이어 한동민이 중월 끝내기 홈런을 날리며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
한편 플레이오프 MVP로는 이날 동점홈런의 주인공 김강민(21타수 9안타 3홈런 6타점)이 선정됐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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