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신용 대출자 위한 '사잇돌 중금리 대출' 7월5일 출시

1인당 최대 2000만원까지 6~10%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사잇돌 중금리 대출’ 상품이 출시된다. 저금리와 고금리 대출로 양분된 시장에서 울며 겨자 먹기로 고금리 대출을 받아야 했던 중간 신용등급 고객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NH농협, 신한, 우리, KEB하나, IBK기업, KB국민, 수협, 제주, 전북은행 등 9개 은행이 다음달 5일부터 사잇돌 대출 상품을 판매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들 은행은 이날 상품 판매를 위한 보증보험 협약을 서울보증보험과 체결했다. 사잇돌 대출은 아랫돌과 윗돌 사이에 괴어진 돌처럼 중금리 시장을 떠받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사잇돌 대출은 신용등급 4~7등급인 중신용자들이 주요 대출 대상이다. 이들은 신용등급이 낮아 기존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웠다. 반면 6~10등급을 대상으로 하는 새희망홀씨 등 서민금융상품을 이용하기엔 신용이 양호했다. 어쩔 수 없이 카드론·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고금리 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은행회관에서 9개 은행장 등을 만나 “사잇돌 대출이 신용도가 낮은 서민들에게 은행문턱을 낮추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잇돌 대출을 받으려면 일정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직장소득자는 재직기간이 6개월 이상, 연 소득은 2000만원 이상이어야 한다. 사업소득자와 연금수령자는 각각 연 소득액과 수령액이 1200만원 이상이어야 한다. 2개 이상 소득을 합칠 수도 있다. 연 근로소득 1000만원 연금소득 500만원인 경우 1500만원을 기준으로 소득 요건을 판단한다. 8~10등급 저신용자라는 이유만으로 대출이 거절되는 것은 아니다. 대출을 성실히 상환해왔거나, 안정적인 소득이 있는 경우 서울보증보험의 평가모형에 따라 대출을 받을 수도 있다.

조건이 충족되면 1인당 최대 2000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상환능력, 부채 수준 등에 따라 대출 가능 금액이 달라진다. 상환 시 거치기간을 두는 것은 불가능하다. 60개월 안에 원금, 원리금 균등 상환을 해야 한다. 금융위 신진창 중소금융과장은 “능력에 맞게 빌리고 꾸준히 갚을 수 있게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대출금리는 6~10%대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도상환수수료는 면제 된다.

대출을 신청하려면 급여소득자는 재직증명서와 근로소득증빙서류(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 세무서 발급 소득 증명, 급여통장 사본)를 준비해야 한다. 재직증명서는 국민연금 가입자 증명, 건강보험 자격 확인서로 대체 가능하다. 사업소득자는 사업자 등록증과 사업소득증빙 서류(사업소득원천징수영수증, 종합소득세 과세표준 확정신고·납부계산서)를 준비해야 한다. 연금소득자는 연금 수급권자 확인서, 연금 수령증명서가 필요하다.

9개 은행은 다음달 5일부터 사잇돌 대출을 5000억원까지 공급할 계획이다. 전국 9개 은행 6018개 지점에서 대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9월에는 대구 부산 경남 광주은행도 상품을 판매한다. 사잇돌 대출 판매를 통해 사회초년생이나 연금수급자 등 상환능력은 있지만 은행 대출이 어려웠던 소비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 당국은 소비자들이 고금리의 제2금융권 대출을 사잇돌 대출로 갈아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사잇돌 대출은 은행들이 서울보증보험에 일정 보험료를 지불하고, 대출 원금을 전부 보장받는 구조다. 소비자들이 대출을 갚지 못할 경우 보증보험이 보험금을 은행에 지급하는 식이다. 중금리 대출자의 연체·상환이력 데이터가 금융회사에 축적돼 있지 않는 만큼 보증보험이 리스크를 분담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보험금이 보험료의 150%를 넘어서면 은행이 추가로 보험료를 내야 한다. 보증보험은 이후 대출을 갚지 못한 소비자들에게 구상권을 청구해 손실을 회복할 계획이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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