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할린 이모부·이모부 동생 일본군이 죽였다고 들었다”… 당시 거주 한인 2명 구체적 증언
일본군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사할린에 거주하던 한인을 대량 학살했다는 구체적 정황을 전하는 증언들이 나왔다.
국가기록원이 일본군의 한인 학살을 추정할 수 있는 자료라며 지난 8월 공개한 러시아 정부의 1940년대 보고서 초안 내용을 뒷받침하는 증언이어서 역사적 실체에 접근할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국민일보 8월 15일자 1·9면 참조>
국가기록원은 지난 10월 러시아 사할린 에스토루(우글레고르스크) 지역에 거주하는 한인 2명으로부터 2차대전 직후 일본군이 이 지역 한인을 학살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고 13일 밝혔다.
국가기록원에 따르면 사할린에 사는 황순영(78·여)씨는 11세 때인 1945년 여름 에스토루에 살던 이모부와 이모부의 동생이 일본군에게 학살됐다는 소식을 어머니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증언했다.
황씨는 “일본군들이 전쟁에서 진 1945년 8월 20일쯤 에스토루에서 농사를 짓고 살던 이모부와 이모부의 동생을 끌어내 뾰족한 나뭇가지로 막 찔러 죽였다는 말을 어머니한테 들었다”고 진술했다. 그는 “당시 임신 중이던 이모는 3살짜리 아들과 숨어서 그 상황을 목격했고, 나중에는 땅을 파 굴 안에 숨어 있었다고 한다”며 “전쟁이 끝난 뒤 이모는 땅에 묻힌 남편과 시동생을 파내 초상을 치렀는데 그때 어머니가 다녀오셨다”고 전했다.
당시 5살이었던 이태엽(72)씨도 이웃에 살았던 최모씨가 직접 목격했다며 전한 한인 두 명 학살 상황을 전해 들었다고 증언했다.
1946년 러시아 정부 보고서 초안에는 2차대전 이전 에스토루 지역에 한인이 1만229명 살았지만 전쟁 후에는 5332명밖에 남지 않아 50%가량 감소했다고 기술돼 있다. 러시아 정부는 이 보고서에서 한인 인구가 5000명 가까이 줄어든 이유로 피난이나 귀환과 함께 일본 군국주의자들의 학살을 지목했다. 국가기록원은 이 보고서 초안을 러시아 사할린 국립문서보존소에서 입수해 지난 8월 공개한 바 있다.
국가기록원 이강수 학예연구관은 “전에도 일본군의 사할린 한인 학살 증언은 있었지만 ‘그렇다더라’ 수준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번 증언은 지역과 상황, 인물이 구체적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평가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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