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손학식] 지금은 전기 보릿고개 시대

Է:2012-06-2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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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손학식] 지금은 전기 보릿고개 시대

과거 우리나라에는 보릿고개라 불리는 어려운 시기가 있었다. 영농 기술이 좋지 않던 시절, 가을에 수확한 곡식은 바닥나고 아직 보리는 여물지 않아 식량 사정이 매우 좋지 않은 5∼6월을 이르는 말이었다.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루면서 풍요로운 시기에 태어난 세대는 이 말의 의미를 잘 모르겠지만 당시의 어려움을 겪어본 어른들은 그 고통을 절절히 이해한다.

요즘 매스컴에서는 여름철 전력 수급에 대해 ‘예비율이 몇%다’ ‘어느 발전소가 고장났다’ ‘전력 사용을 자제해 달라’는 내용의 보도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작년 9·15 정전사태 이후 그 정도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 그래서 지금의 전력 상황을 과거의 보릿고개 시기와 비교하게 된다.

지금 우리나라 발전설비 용량은 7800만㎾지만 발전기 정비 등에 따른 미가동 발전기 등을 제외한 실제 공급 능력은 6900만㎾ 정도다. 그러나 올 여름 예상 최대전력 수요는 7600만㎾로 발전기 정비가 예정대로 완료되지 않거나 예상하지 못한 고장 등이 발생할 경우 순환정전 또는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런 상황에서 전력 공급능력 확충을 위해 앞으로 건설 예정인 발전용량은 2013년에 400만㎾, 2014년에 1100만㎾로 아직 준공이 멀었으니 ‘전기 보릿고개’를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지금의 이런 전력 사정은 과거 부모님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며 양식을 덜어 보릿고개 넘을 준비를 했던 것처럼 우리도 전기 사용을 자제하며 이 어려운 고비를 슬기롭게 넘겨야 한다.

정부는 여름철 전력 수급의 심각성에 대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매스컴 등을 통해 ‘아싸, 가자!’를 실천하자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전력 수요가 많은 오후 2∼5시에는 전기 사용을 자제하고(아끼자 25시), 냉방기는 26도 이상에서만 가동하고(사랑한다 26도), 간편 복장을 착용하고(가볍다 휘들옷), 대기전력은 차단하자(자∼뽑자 플러그)는 내용이다.

이러한 행동들이 모이면 신규 화력발전소 건설을 하지 않아도 되는 전기를 절약할 수 있다. 작은 호주의 흰개미들이 거대한 탑을 쌓아가는 것처럼 우리 모두의 작은 실천 하나하나가 거대한 발전소보다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얘기다.

세계적으로 모범을 보인 1997년의 외환위기 극복도 전 국민의 금 모으기 운동으로 슬기롭게 이뤄낸 저력이 우리에겐 있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각자가 조금씩 전기를 절약하여 슬기롭게 헤쳐나가자. 그러면 우리의 후손들이 더이상 ‘전기 보릿고개’라는 말을 듣지 않고 살 수 있을 것이다.

손학식 송담대 실내건축에너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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