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국인력지원센터 이하룡 센터장 “反다문화주의, 아직은 불평 수준 이민청 같은 정부기관 만들어야”

Է:2011-12-01 17:55
ϱ
ũ
한국외국인력지원센터 이하룡 센터장 “反다문화주의, 아직은 불평 수준 이민청 같은 정부기관 만들어야”

하프코리안, 2011년 겨울

다문화시대, 엇갈린 두 시선 100번째 이야기


“반(反)다문화주의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외국인 근로자가 내국인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은 아니다. 3D업종 기업들의 내국인 임금은 일정 수준 이상인데도 구인난에 시달린다. 본드 냄새가 강하고 작업환경이 힘든 공장에서 일할 내국인을 구하기 힘들다. 내국인들이 외면하는 그 빈자리를 외국인 근로자가 채운다. 그게 어떻게 내국인 일자리를 빼앗는 것인가.”

한국외국인력지원센터 이하룡(60·사진) 센터장은 외국인들이 들어와 국내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반다문화주의자들 주장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내국인이 선호하는 직종과 외국인 근로자가 일하는 직종이 다르다는 것이다. 영국 헐(Hull) 대학에서 유럽의 이민정책과 관련해 석·박사학위를 받은 이 센터장은 이민과 외국인 문제 전문가다. 특히 법무부에서 20년 이상 관련정책을 설계했다.

서울 가리봉동 사무실에서 지난 29일 만난 그는 이곳을 찾는 외국인 근로자들도 한국인으로부터 차별대우를 받고 울분을 토로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지난 9월 부산의 한 목욕탕에서 구모(30·여)씨는 여섯 살 난 아들과 함께 입장하려다 황당한 경험을 했다. 목욕탕 주인이 구씨의 피부색이 다르다며 입장을 거절한 것. 우즈베키스탄 출신인 구씨는 2004년 한국 남성과 결혼하고 2009년 한국인으로 귀화해 한국 이름까지 가졌다. 구씨는 목욕탕 주인에게 자신의 주민등록증까지 보여줬지만 소용이 없었다. 구씨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차별을 금지해 달라며 진정을 냈다.

같은 달 대구에서는 다문화 반대단체 회원들이 외국인 근로자 상담소의 활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사무실로 몰려와 항의하기도 했다.

이 센터장은 이 두 사례를 소개하면서 우리 사회 저변에서 외국인 혐오와 같은 반다문화주의의 기운이 조금씩 피어오르고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외국인 범죄가 늘어나 반다문화주의가 제기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그는 반박했다. 그는 “2007년 1만4500여건이던 외국인 범죄 건수가 지난해 2만2500여건으로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사이에 내국인 범죄도 증가했다. 외국인 범죄가 늘었다고 외국인 전체를 미워한다는 것은 논리 비약”이라고 말했다.

경제발전을 위해 외국인 노동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그들에게 적대적인 행동을 하는 것은 어리석은 태도라는 게 이 센터장의 진단이다.

2000년 49만명에 불과하던 국내 체류 외국인은 2008년 115만명, 올해 9월 말 현재 141만8149명을 기록했다. 10년 사이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2020년에는 160만명까지 늘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들 대부분은 한국인이 하기 싫어하는 분야에서 묵묵히 노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유엔은 2050년에는 500만명의 외국인이 한국에 거주할 것이라는 예상까지 내놓고 있다.

다행히 우리 사회의 반다문화 정서가 아직은 ‘내 일자리를 뺏는다’는 불평 수준의 단계에 머물고 있다. 무차별 폭력이나 테러를 유발하는 위험단계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따라서 문제를 초기에 해결해야 한다고 이 센터장은 강조한다. 특히 ‘다양성 교육’이 중요하다.

이 센터장은 “단일민족이나 문화의 순수성에 무게를 둔 교육으로 낯선 것을 배척하기보다는 외부의 문화는 새로움을 창조할 원천이라는 의식을 어려서부터 가질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정책을 전반적으로 다룰 이민청과 같은 정부기관의 창설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외국인 문제는 출입국 업무를 관장하는 법무부 외에도 보건복지부, 여성부, 지방자치단체 등 여러 기관이 얽혀 있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이민청과 같은 정부기관이 주도적으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 목욕탕 사례처럼 인종차별적이거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행동은 자칫 국제사회에서 웃음거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글=이제훈 기자, 사진=이병주 기자 parti98@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
Ϻ 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