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최정욱] 해운업계의 한숨

Է:2011-06-26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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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호령했던 나라 중 대다수는 바닷길의 지배자였다. 고대 지중해를 장악했던 이집트와 로마, 대항해시대를 풍미했던 스페인, 근대 이후 세계를 경영했던 영국이 그랬다. 해운을 통한 상품교역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들은 정치, 경제, 군사력을 확대해 나갔다. 통일신라도 장보고의 청해진을 통해 당나라, 일본과의 3국 무역을 독점하고 멀리 아랍과도 교역하며 동북아지역에서 주도권을 쥐었다.

오늘날에도 세계 교역량의 90% 이상이 바닷길을 통해 이뤄지고 있을 정도로 해운은 여전히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장보고 후예인 대한민국 정부도 해운산업의 중요성에 눈을 떠 1949년 12월 대한해운공사(현 한진해운의 모태)를 설립했다. 이후 해운산업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국내 해운사들이 보유한 선박 규모는 지난해 총 4488만DWT(화물을 실을 수 있는 중량톤)로 그리스와 일본 중국 독일에 이어 5위를 기록했다. 현재 해운업계는 우리나라 수출입물량의 99.8%를 운송하고 있다.

하지만 요즘 업계 상황이 심상치 않다. 고유가에다 선박공급 과잉, 물동량 감소, 운임 하락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한진해운, 현대상선, STX팬오션 등 국내 빅3 해운사는 올 1분기 나란히 적자 전환됐다. 지난해만 해도 이들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침체됐던 해운시황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최대 수준의 영업이익을 냈었다. 연초에는 국내 4위 대한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2분기 업계 실적도 적자가 예상된다.

실제 컨테이너선의 경우 1월 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1340달러였던 동아시아∼유럽노선 운임은 지난달 901달러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동아시아∼북미 서부노선 운임도 1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2295달러에서 1826달러로 하락했다. 세계 벌크선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지수 BDI(Baltic Dry Index) 역시 연초 1693에서 지난 22일에는 1406까지 떨어졌다.

따라서 해운시황 위축기에는 선박 건조자금 세제혜택(일본), 정부 지급보증(독일) 등 적절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바람이다. 하지만 지난 17∼18일 한국선주협회 주관 연찬회에서 해운사 사장단은 정부에 이 같은 하소연을 하지 못했다.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 공무원들이 최근 동료들의 향응접대 파문과 관련, 갑자기 참석을 취소했기 때문이다. 침체된 시황에 정부의 무관심까지 겹쳐졌다는 생각에 업계에서는 한숨소리만 커지고 있다.

최정욱 차장 jw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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