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6일 “지금 청년세대 중 일부는 매우 보수화됐고, 어떤 경우는 극소수이긴 해도 극우화되기까지 한다. ‘악성 정치’로 벌어진 일”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 후보는 청년 공공주택과 대학교 ‘천원 학식’ 확대 등 청년 맞춤형 정책 필요성을 언급했다. 또 국민의힘에 ‘극우 프레임’을 덧씌우며 중도·보수층 유권자들의 표심 자극에 나섰다.
이 후보는 경기도 수원 아주대에서 진행한 간담회에서 청년들의 정치 양극화가 심화됐다는 지적이 나오자 “정말 중요한 문제”라며 “(청년은) 흰 종이 같아서 근묵자흑처럼 오염돼 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표를 갈라 싸움 붙이고 누군가를 적으로 만드는 게 극우”라며 “정치가 청년세대의 갈등을 부추기고 사회연대 의식을 훼손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래도 희망을 갖는 건 지난해 12월 3일 밤부터 지금까지 변화 행동의 주체가 젊은이들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의 대학 방문은 공식 선거운동 기간 처음이다.
이번 간담회는 학생들이 주거, 취업, 학자금 등 현실적 문제에 대한 어려움을 전하면 이 후보가 관련 정책 구상을 밝히는 식으로 진행됐다. 이 후보는 주거 불안정성을 토로하는 학생의 말에 “학교와 지방자치단체, 정부의 공적인 역할이 꼭 필요하다”며 “청년 공공주택과 공공임대주택을 늘려야 한다”고 답했다. 또 “학자금 대출 이자를 졸업 후까지 유예하고, 취업 전까지 지자체가 이자를 부담해주는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청년을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를 묻는 질문에 “보릿고개도 아닌데 학생들이 밥값으로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다”며 “먹는 것 가지고 서러우면 안 된다. 천원 학식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이날 수원과 용인, 남양주를 돌며 국민의힘을 향한 공세를 폈다. 그는 용인 단국대 죽전캠퍼스 정문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윤석열이 상왕이 돼서 김문수를 통해 다시 대한민국을 독점하고, 국민에게 총구를 겨누는 나라가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남양주 평내호평역 광장에서는 국민의힘을 ‘수구꼴통’으로 칭하며 “민주당과 이재명이 진짜 보수 아니냐”고 말했다. 이 후보는 “우리나라 잠재 성장률이 연 2%인데, 0.8%밖에 성장을 못 한다고 하면 1.2%는 성장할 수 있게 국가 재정을 지출하는 게 기본 상식”이라며 “바보들”이라고 국민의힘을 겨눴다. 그러면서 “진짜 몰라서 그러는 건지, 모르는 척하는 나쁜 사람인지 묻고 싶다”고도 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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