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본선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을 앞두고 ‘보수 책사’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직접 영입한 사실을 밝혔다. “이념과 진영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후보 수락연설에서의 공언을 실제 이념 통합적 인선을 통해 보여주며 진정성을 호소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이 후보 측은 보수 진영의 다른 인사들도 두루 접촉하고 있다.
이 후보는 2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장관은 평소에도 제게 조언과 고언을 많이 해준다. 제가 조언을 많이 구하는 편”이라며 “윤 전 장관께 선대위를 전체적으로 한 번 맡아주십사 부탁드렸는데, 다행히 응해주셨다”고 밝혔다.
윤 전 장관도 통화에서 “이 후보가 국가의 미래상 등을 진지하게 얘기하며 간곡히 도와 달라고 해 도움이 필요한 곳이 있다면 돕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보수는 보수대로, 진보는 진보대로 세력이 없어지는 게 아니기에 통합의 노력을 꾸준히 해 나가야 한다”며 “쉬운 과제가 아니라 이 후보 책임이 무겁다”고 했다.
윤 전 장관은 과거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안철수 후보 등의 선거 전략을 조언하며 보수 진영 책사로 불렸다. 2012년 대선 때는 문재인 민주통합당(민주당 전신) 후보 선대위 국민통합추진위원장을 맡았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 영입도 시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12·3 비상계엄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며 당 지도부와 대립각을 세워 왔다. 김 의원은 “민주당의 공식 제안을 받은 바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국민의힘이 공당으로서, 보수당으로서 회복이 불가하다고 판단되는 극단적 상황이 도래하면 울산시민과 국가·국민의 이익을 고려해 (탈당도) 고려할 것”이라고 문을 열어뒀다. 민주당은 유승민 전 의원 영입을 위해서도 여러 차례 물밑 접촉을 시도했지만 유 전 의원이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보수 진영 인사들의 추가 합류가 대선 필승 카드가 될 것으로 본다. 이 후보도 이날 “구동존이(求同存異·차이점을 인정하며 공통점을 추구함)라는 말이 있다. 좌우든 보수와 진보든 똑같아질 순 없겠지만 공통점을 찾아가는 게 좋겠다”며 “통합의 가치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시기”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30일 공식으로 선대위를 띄우고 대선 모드에 돌입한다. 윤 전 장관은 이 자리에서 공동상임선대위원장에 임명될 전망이다. 박찬대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이 당연직 상임선대위원장을, 최고위원들이 권역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게 된다. 김부겸·이해찬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두관·박용진 전 의원 등도 당내 통합 차원에서 합류가 거론된다. 민주당은 선대위 실무 조직을 슬림하게 운영할 방침이다. 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회의를 최소화하고 모든 의원이 하방(下放)해 지역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환 정현수 송경모 송태화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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