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시간대 스토킹 의심 피의자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뒤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아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6일 광주 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새벽 3시10분쯤 광주 동구 금남공원 인근 골목에서 스토킹 의심 피의자 A씨(51)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동부서 금남지구대 경찰관 B경감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당시 B경감은 동료 순경 1명과 함께 ‘여성 2명이 귀가 중 신원 불상의 남성에게 쫓기고 있다’는 내용의 112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A씨는 골목에서 경찰과 맞닥뜨리자 종이가방에서 흉기를 꺼내 난동을 부리며 경찰관들을 위협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흉기를 내려놓으라’며 여러 차례 고지했으나 A씨가 흉기를 내려놓지 않자 전기충격총(테이저건)을 쐈고, 테이저건이 두꺼운 외투 때문에 효과가 없었다. 그사이 A씨는 B경감을 흉기로 공격했고 순찰차를 사이에 두고 대치 중 B경감이 권총으로 공포탄 1발을 발사했지만 A씨는 다른 경찰관에게 다가가며 위협 행동을 했다. A씨에게 다시 접근한 B경감이 제압하려는 순간 2차 공격이 있었고 B경감은 권총으로 실탄 3발을 쐈다.
사격 당시 지침대로 하체를 조준하려 했으나 워낙 거리가 가까워 A씨는 치명상을 입었다. 심정지 상태로 이송된 A씨는 오전 4시쯤 숨졌다. 2차례 흉기 공격에 목 주변과 얼굴을 심하게 다친 B경감도 대학병원으로 옮겨져 응급 수술을 받았다. B경감은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급박한 상황에서 총기 사용이 불가피했던 것이 아닌가 보고 총기 사용 적절성 여부 등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광주경찰청 소속 직장협의회 회장단은 입장문을 내고 “정당한 공무수행과 법 집행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회장단은 “사망한 피의자와 그 가족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면서도 “지휘부는 중상을 입은 경찰관에게 보호 지원, 위문과 격려 등을 통해 동료들의 사기가 저하되는 일이 없도록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광주=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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