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 비중이 높은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가까스로 선두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내세운 중국 기업들이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삼성의 전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도 위태롭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13일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인도네시아·필리핀·태국·베트남·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주요 5개국에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 점유율은 18%로 전년 동기 대비 2% 포인트 감소했다. 1위 자리는 수성했지만 오포(17%), 샤오미(17%)와의 점유율 차이가 1% 포인트에 불과했다.
동남아 시장에서 7분기 연속 출하량이 감소하던 삼성전자는 2분기 출하량이 44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5% 늘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그러나 중국 업체보다 출하량 증가율에 뒤졌다. 샤오미와 비보는 37%, 오포 24%, 트랜션 12%의 출하량 성장률을 보였다.
이 영향으로 삼성전자는 동남아 5개국에서 전부 중국 기업에 1위를 내줬다. 특히 베트남 시장에선 처음으로 오포에 출하량 1위 자리를 내줬다. 오포는 태국 시장에서도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는 샤오미, 필리핀은 트랜션이 각각 1위에 올랐다. 르 쉬안 치우 카날리스 연구원은 “보급형 부문에서 샤오미와 트랜션이 공격적인 가격과 판매 인센티브를 주도하면서 이 지역의 가격 민감성을 활용해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저가 스마트폰 중심의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장악력이 약화할 경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도 장담할 수 없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은 프리미엄폰보다는 신흥시장에서 팔리는 중저가폰의 영향을 크게 받는 탓이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으로 급부상한 인도에서도 최근 중국 업체에 선두를 내줬다. 실제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출하량 점유율 지난해 2분기 21%에서 올해(2분기 말 기준) 19%로 감소했다. 반면 샤오미의 글로벌 시장 전체 출하량은 지난해 13%에서 15%로 늘었다.
삼성전자는 중저가폰 라인업에도 인공지능(AI)을 적용해 중국의 가성비 공세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10월 출시 예정인 준프리미엄급 모델 ‘갤럭시S24 팬에디션(FE)’으로 AI 생태계를 확장한다. FE 모델은 플래그십보다 사양은 낮지만 가격이 저렴하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보급형 스마트폰인 갤럭시 A시리즈에도 AI 기능을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신제품 갤럭시 A16도 12월 출시가 유력하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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