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친이재명) 일색’으로 치러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예비경선에서 정봉주 후보가 원외 인사로는 유일하게 컷오프를 통과했다. 현역 의원 중에선 검사장 출신의 이성윤 후보가 탈락했다.
민주당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8·18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을 실시해 13명 중 8명의 후보를 결정했다. 현역 의원인 전현희 한준호 강선우 김민석 민형배 김병주 이언주 후보와 정 후보가 본경선을 치르게 됐다. 이성윤 후보는 현역 의원 중 유일하게 탈락했고, 박완희 최대호 김지호 박진환 후보 등 4명의 원외 후보도 고배를 마셨다.
원외 인사가 컷오프를 통과한 건 지난 2020년 전당대회에서 본경선에 진출한 염태영 수원시장 이후 4년 만이다. 그간 민주당 예비경선은 중앙위원 투표 100%로 진행됐지만 이번엔 중앙위원 50%, 권리당원 50%의 새로운 룰이 반영됐다. 당원들의 표심이 중요해진 것이다.
정 후보는 “다시 감옥에 가더라도 무도한 윤석열 정권을 끝장내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정 후보는 2007년 17대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주가조작 의혹을 제기했다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만기 출소했다. 정 후보는 컷오프 통과 뒤 “당원 혁명이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다른 후보들도 경쟁적으로 대여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윤석열 정권 검사들과 이판사판 죽을 각오로 싸우는 신종 검찰폭격기(김지호)”, “윤석열에 선빵 날리겠다(이성윤)”, “‘김건희 정권’의 눈엣가시가 될 것(강선우)” 등의 발언이 나올 때마다 박수가 터져나왔다.
권리당원은 총 124만2000명 가운데 약 38만명이 투표에 참여해 30.6%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날 예비경선장에는 당권 주자들도 참석했다. 이재명·김두관 당대표 후보는 ‘친명 마케팅’에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이 후보는 “친국민·친민주당을 친명으로 표현한 것”이라며 “최고위원 후보들은 전부 우리 당이나 국민을 위해 역할을 할 인재들”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동료 의원들과 함께 사진을 찍으면서 “누굴 뽑아야 좋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반면 김 후보는 “권리당원들이 이 후보를 압도적으로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최고위원 후보들이 친명 성향을 표방하는 것”이라며 이 후보와 각을 세웠다. 김 후보는 “친노·친문·친명 당원들이 함께하는 민주적인 정당으로 끌고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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