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선거에서 분리독립을 주장해온 민족주의 계열 정당들이 참패했다.
강경 민족주의 정당인 카탈루냐연대당(JxCat)은 12일(현지시간) 치러진 선거에서 99.7% 개표 기준으로 전체 135석 중 35석을 확보했다. 직전인 2021년 선거(32석)보다 3석을 늘리는 데 그쳤다.
JxCat과 연정을 이룬 정당들은 의석을 잃었다. 온건 민족주의 성향인 카탈루냐공화당(ERC)은 기존 33석에서 20석으로, 극좌 정당인 민중연합후보당(CUP)은 9석에서 4석으로 줄었다. 이들 3당의 합산 의석수는 59석으로 과반(68석)에 미치지 못했다.
중앙정부 통합주의 성향의 카탈루냐사회당(PSC)은 이번 선거에서 9석을 늘린 42석으로 제1당 입지를 유지했다. PSC는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이끄는 집권 사회노동당(PSOE)의 지방 연계 정당이다. 보수 성향의 국민당(15석), 극우 정당인 복스당(11석)과 연정을 통한 집권도 가능하다.
카탈루냐는 스페인 국내총생산(GDP)의 19%를 차지해 수도 마드리드에 이어 두 번째로 부유한 지역이다. 카탈루냐 자치정부·의회는 2017년 10월 카를레스 푸지데몬 당시 주지사 주도로 독립공화국을 선포했다가 중앙정부에 의해 해산됐다. 중앙정부 통합주의에 힘이 실린 이번 선거 결과는 산체스 총리의 정치적 입지를 높였다는 평가도 받는다.
AP통신은 “카탈루냐에서 분리독립 여론이 2012년 이전 수준으로 떨어졌다. 최신 여론조사에서 독립 반대가 50%, 찬성이 42%로 나타났다”며 “이번 선거에서 주민들의 관심사는 독립이 아닌 가뭄 해결이었다”고 분석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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