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반도체 산업 호조세 등을 반영해 2.5%로 상향 조정했다. 국가신용등급 및 전망은 기존과 같은 ‘Aa2·안정적’으로 유지했다.
무디스는 9일 연례 신용분석 보고서를 발표하고 올해 한국의 실질 GDP 성장률을 종전 대비 0.5% 포인트 올려잡은 2.5%로 제시했다. 반도체 산업 호조, 설비투자 회복 등이 반영된 결과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1분기 1.3%의 ‘깜짝 실적’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불거지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에도 글로벌 공급망에서 한국의 지위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한국이 향후 경기 대응을 위한 재정적 역량을 유지하고 있다고 봤다. 다만 한국경제가 생산성 둔화 등의 영향으로 향후 수년 동안 다른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인 2% 내외 성장률에 머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Aa2는 무디스 평가에서 Aaa, Aa1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등급이다. 무디스는 한국 신용평가에 대해 2015년 12월 이후 10년째 같은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3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3월 경상수지는 69억3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11개월 연속 플러스 행진을 이어갔다. 1분기 기준으로는 168억4000만 달러 흑자로, 1분기 기준 역대 네 번째로 높았다.
경상수지 흑자는 반도체 수출이 급증하고 에너지 수입 가격이 1년 전보다 하락한 영향이 컸다. 경상수지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는 80억9000만 달러로 2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흑자 폭을 보였다. 반면 서비스수지는 24억3000만 달러 적자였다.
한은은 1분기 경상수지가 예상보다 큰 규모로 흑자를 기록하자 연간 전망치 상향을 시사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1분기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상반기 전망치의 85% 수준에 이를 정도로 실적이 좋았다”며 “연간으로도 520억 달러 흑자를 예상했는데, 상향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세종=김혜지 기자, 신재희 기자 heyj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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