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중 자유로운 패션, 하이힐만은 피하자

[쿠키 건강] 15일을 전후해 대부분의 중·고등학교의 여름방학이 시작된다. 여름방학이 되면 번화가는 학생들로 넘쳐난다. 특히 앳띤 얼굴에 높은 킬힐을 신고 능숙하게 걷는 아이들을 보면 성인 과 구분이 어려울 정도다.

그러나 아직 체형이 제대로 잡히지 않는 청소년들이 킬힐을 신는것은 성장에 좋지 않다. 특히 척추와 발목 모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습관처럼 신는 것은 피해야 한다.

◇나도 TV 속 아이돌처럼? 척추 휠 수 있다

걸그룹이 신은 높은 킬힐은 청소년들에겐 선망의 대상이 된다. 실제로 굽이 높으면 순간적으로 근육이 긴장돼 다리가 얇아 보이고 키가 커 보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 하지만 킬힐은 청소년 척추변형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일산 튼튼병원 척추센터 전인호 원장은 “청소년기는 뼈가 유연해 자세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특히 여성은 사춘기 이후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인대가 느슨해지는데 이때 척추가 휠 수 있어 성인보다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킬힐은 특히 척추가 앞으로 휘어 배가 나와 보이는 척추 전만증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척추관절이 불안정해지면 디스크 탈출이나 신경자극으로 인해 어린나이에 요통이 생기고, 휘어진 척추로 인해 내장기관이 압박을 받아 피로감이나 소화불량을 호소하고 학업능력도 저하된다. 등허리를 벽에 붙이고 섰을 때 허리와 벽 사이에 손이 하나 이상 들어갈 정도로 공간이 생긴다면 척추 전만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다행히 척추의 변형은 X-ray나 CT만으로도 증상을 감별할 수 있다. 휘어짐의 정도가 심할 때는 허리를 절개하고 금속 고정물을 사용하여 휘어진 상태를 바르게 한 뒤 척추 뒷부분을 고정하는 척추 유합술을 고려해 볼 수 있으나 이는 드물다. 대부분 허리 체조를 하고 자세를 바로 잡는 방법으로 치료에 주력하고 있다.

◇워터파크에서 주목받고 싶어서 하이힐? 발목 부상 위험 높여

여름철에는 인기 폭발인 워터파크. 워터파크 이용수칙에는 여러 가지 주의사항이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바로 하이힐 금지다. 미끄러운 바닥에서 낙상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 이 외에도 비에 젖은 계단이나 현관입구 같은 곳에서 여름철 낙상사고가 많아 가급적 높은 신발은 신지 않는 것이 좋다.

일산 튼튼병원 관절센터 설경환 원장은 “여름철 낙상은 완전히 미끄러지는 것 보다 발목만 미끄러져 발목의 인대가 지나치게 늘어나거나 파열되는 손상이 많다. 이때 제대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움직일 때마다 발목에 통증이 생기는 발목 불안정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인대는 혈관조직이 적어 혈액이 잘 돌지 않기 때문에 쉽게 낫지 않는다. 인대가 완치되려면 적어도 3~6개월 정도 안정이 필요한데, 이를 방치하면 파열된 인대가 붙지 않거나 늘어난 상태로 붙어서 작은 충격에도 발목을 자주 삐는 습관성 염좌가 생긴다. 또한 인대에 흉터가 생겨 발목 관절 사이에 끼면서 발을 디딜 때 마다 통증을 일으키는 발목충돌증후군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인대가 파열된 후 걸음이 불안정해 진다면 재활치료 및 인대강화 주사요법등의 치료를 해볼 수 있으나 자주 삐는 경우 인대 봉합술 및 재건술을 해야한다.

만약 발목연골 까지 손상되거나, 발목근처의 뼈가 웃자라 발목 충돌증후군이 발생한다면 관절 내시경 수술이 필요하다. 약 1cm 정도의 구멍을 통해 관절 내시경을 삽입하여 웃자란 뼈를 삭제하거나 손상된 연골의 표면을 다듬어 준다. 절개구가 작아 출혈이 적고, 수술 후 회복이 빠른 장점이 있다.

◇하이힐, 장기적으로 습관들이지 않는 것이 중요

킬힐을 신는 습관이 들어 발의 통증이 줄어들면 더 쉽게, 더 오랫동안 킬힐을 착용하게 된다. 특별한 때가 아니면 하이힐을 신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꼭 신고 싶을 때는 굽은 4cm 이상을 넘지 않도록 하고 6시간 이상 신지 않는 것이 좋다.

더불어 청소년들이 구두를 선택할 때 자주하는 실수는 굽이 높은데 비해 너무 약한 굽으로 만들어진 신발을 구입하는 것이다. 약한 굽이나 바닥은 잘 휘어져서 엄지발가락으로 압력이 과도하게 쏠릴 수 있다. 따라서 신발 앞축은 넓고 유연하되, 중간 부분과 뒷 굽은 튼튼한지 확인해보고 사도록 한다.

하이힐에 병행되는 발바닥 통증을 줄이려면 실리콘으로 된 깔창을 까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깔창은 신발 속에서 발이 헛돌거나 미끄러지는 것을 잡아 줄 수 있다.

만약 하이힐을 신다가 낙상으로 상해를 입으면 가능한 빨리 RICE 요법 (RICE: Rest, Ice, Compression, Elevation요법 : 쉬고, 냉찜질하고, 압박하고, 들어올려라)을 매일 20~30분 동안 3~4번 정도하고, 달리기 등 하중이 가해지는 동작은 금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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