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녹내장과 당뇨망막증, 황반변성 등 이른바 3대 실명 질환을 진단받은 이가 있다면 보다 세심한 관심과 보살핌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질환자는 극단적 선택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특히 최초 진단 후 3~6개월째 극단 선택 위험이 5배 높았다.
서울대병원 안과 김영국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통계청 데이터를 활용해 2010~2020년 3대 실명 질환 진단 환자를 분석했다. 해당 기간 관찰 대상 280만명 중 1만3205명이 극단적 선택으로 숨졌다. 이들 중 34%(4514명)는 시력을 위협하는 안구질환을 진단받은 경험이 있었는데, 녹내장 당뇨망막증 삼출성(나이 관련) 황반변성을 앓은 비율은 각각 48%, 57%, 9%였다.
연구 결과 녹내장 당뇨망막병증 삼출성 황반변성 환자의 극단적 선택 위험도는 각각 1.09배, 1.4배, 1.2배 높았다. 1개 이상의 실명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위험도는 1.33배 증가했다. 또 3대 실명 질환자가 저시력 상태가 되는 경우 위험은 1.49배로 더 증가했다.
나이가 들고 시력이 저하될수록 극단 선택 위험도가 더 높아졌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김영국 교수는 10일 “안과 의사는 주치의로서 책임감을 갖고 안질환 환자의 스트레스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주요 실명 질환은 환자에게 상당한 심리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가족을 포함한 사회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안과 분야 학술지(Ophthalmology) 최근호 온라인에 발표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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