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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판사는 6개월 내 1심 선고하라는 선거법을 안 지켜도 되나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이 오늘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의아한 것은 이 대표가 이 사건으로 법정에 출석하는 게 지난해 9월 8일 기소된 이후 처음이라는 것이다. 선거법은 1심 재판을 반드시 6개월 안에 끝내도록 규정하고 있다. 만일 1심 재판부가 오는 7일까지 선고를 하지 않으면 선거법을 어기게 된다. 선거법에 재판이 늦어질 경우 담당 판사를 처벌하거나 징계하도록 하는 벌칙조항은 없다. 그러나 이 법 270조는 ‘선거 재판은 다른 재판에 우선하여 신속히 해야 하며, 1심은 공소제기 6개월 이내에 반드시 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지켜도 그만, 안 지켜도 그만인 훈시규정이 아니라 강제규정인 것이다. 2심, 3심은 각각 3개월 안에 끝내야 한다.

이 사건의 쟁점은 간단하다. 이 대표가 대선 후보시절인 2021년 12월 한 방송에서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몰랐다’고 한 발언이 선거법상 허위사실이냐 아니냐다. 얼핏 보면 단순한 이 사건 재판에 채택된 증인이 무려 50여명이다. 증인신문을 마치는데만 몇 개월이 걸릴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이 대표가 대장동 사건 등 다른 의혹에 연루된 게 많지만 선거법 위반 사건이 이렇게 지연되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 야당 대표의 정치적 운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건에 신중을 기하느라 심리가 오래 걸릴 수도 있지만 법률이 정한 시한을 어겨가면서 재판을 끄는 것은 곤란하다. 검찰이 선거법상 공소시효인 6개월을 하루라도 넘겨 기소했다면 법원은 곧바로 각하 결정을 하지 않았겠는가.

이 사건뿐 아니다.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은 선거회계책임자가 1, 2심에서 모두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아 의원직 상실 위기에 처했지만 아직 배지를 달고 있다. 1심은 기소된 지 1년여 만인 2021년 11월에, 2심은 1년3개월 만인 지난달 7일에야 끝났고, 김 의원은 곧바로 상고해 아직 3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법관의 신속한 재판 의무는 헌법뿐 아니라 법관윤리강령에도 명시돼 있다. 재판 도중 위헌법률신청이 제기되는 등의 합리적 이유도 없이 재판을 오래 끄는 판사들은 대법원 윤리위원회에 회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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