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10일 검찰에 출석할 예정이다. 검찰의 소환 조사를 더 이상 회피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바람직한 결정이다. 이 대표가 수사를 피하려 한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그런 의심을 불식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법률에 의하지 않고는 누구도 사법적 특권을 누려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이 대표가 소환 조사에 응하는 것은 당연하다. 검찰이 이 사건과 관련, 성남시 공무원과 기업 관계자를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이 대표가 공모했다고 적시했는데도 조사를 계속 회피하려 했다면 뭔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키우고 민주당에도 더 큰 부담을 안겼을 것이다.
검찰이 이 대표에게 적용한 혐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제3자 뇌물죄다. 성남시장이던 2015~2017년 기업 6곳으로부터 자신이 구단주인 성남FC에 후원금과 광고비 명목으로 160억여원을 내도록 하고 각종 특혜를 줬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대표가 후원금 모금에 관여했고 기업들의 부당한 청탁을 들어줬다는 입장이지만 이 대표 측은 정상적인 기업 유치 활동이었고 각종 인허가 처분은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주장해 왔다. 어느 쪽 주장이 맞는지는 객관적 사실과 증거, 법리가 좌우하게 될 것이다.
이 대표는 검찰에 출석해 성실하게 조사를 받기 바란다. 민주당 대표 자리를 방패막이로 삼겠다는 생각은 추호도 해서는 안 된다. 검찰도 공정한 수사를 통해 ‘정치적 수사’란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검찰이 제1야당 대표를 직접 소환조사하는 것은 초유의 일이라 수사 의도를 놓고 의혹이 무성할 수밖에 없다. 정권 교체 후 이 대표를 직접 겨냥한 수사 여러 건이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돼 왔는데 ‘과잉 수사’ ‘기우제식 수사’란 지적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엄정하되 신속하고 절제된 수사가 필요한 이유다. 검찰은 수사력을 집중해 너무 늦지 않게 결론을 내리고 법원의 판단을 받아야 할 것이다. ‘제1야당 대표 수사’를 내년 총선 국면까지 계속 끌고 간다면 검찰의 정치 개입이란 지적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그런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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