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부터 ‘나만의 금융비서’라 불리는 마이데이터 제도가 전면 시행된다. 금융소비자는 은행·보험·증권 등 다양한 금융 영역에서의 개인정보를 종합해 받아보고 맞춤형 분석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손쉽게 연결되는 만큼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하면 지금보다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33개 사업자를 대상으로 전면 시행에 들어간다. 본래 지난 1일부터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일부 사업자가 막바지 시스템 점검 등의 필요성을 호소하며 나흘 늦춰졌다.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가장 큰 장점은 금융소비자가 곳곳에 흩어져 있는 자신의 개인정보를 한곳에 모아 유의미한 정보로 가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은행·보험·증권 등 다양한 분야의 정보를 토대로 맞춤형 상품을 추천받거나 개인의 재무상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는 이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핀테크 앱 등에 각 금융사별 아이디·비밀번호를 일일이 입력해야 했다. 사용자가 요청하면 핀테크 앱이 금융사 홈페이지에 로그인을 하고 조회되는 정보를 ‘스크래핑’해서 앱에 보여주는 방식이다. 이 같은 스크래핑 방식은 마이데이터 전면 시행과 함께 앞으로 금지된다.
개인의 정보주권을 되찾아준다는 점에서 의의는 있지만,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마이데이터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개인정보 연동 문턱이 기존보다 크게 낮아지고 연동되는 정보의 양도 확대된다. 금융사별 로그인 정보를 일일이 입력해야 했던 과거와 달리 마이데이터 제도하에서는 금융인증서 등으로 전 금융기관 정보를 한 번에 불러올 수 있다.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연쇄적인 피해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마이데이터는 데이터 송·수신 방식으로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사용하는데, 이는 보안 수준과 전송 속도가 높지만 데이터를 주고받는 주체 양쪽이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하지 못하면 오류 발생 확률이 높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마이데이터 시범사업 기간인 지난달 28일에는 네이버파이낸셜이 운영하는 ‘네이버페이’에서 마이데이터 관련 시스템 오류가 발생해 회원 100여명의 계좌번호, 송금·결제 내역 등 일부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상대적으로 보안이 강력한 대형 핀테크사조차 정보 유출 사고를 피하지 못한 것이다.
금융위는 소비자 보호를 위해 다중 안전장치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각 기관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개시하기 전에 기능적합성과 보안취약점에 대한 점검을 하도록 의무화했다. 또 민감한 개인정보에 대해서는 별도의 동의 절차를 거치도록 했다. 금융결제원·코스콤 등 마이데이터 중계기관이 감당할 수 있는 트래픽 양도 10배 이상 확대해 안정적인 서비스를 지원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추후 협의를 거쳐 퇴직연금, 납세 내역, 건강보험 등 자료도 조회할 수 있도록 마이데이터 서비스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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