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주 일반 청약에 약 9조원대 자금이 몰리면서 가계대출과 신용대출이 사상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4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25조7000억원으로 전달보다 16조1000억원 늘었다. 신용대출이 대부분인 기타대출 잔액도 281조5000억원을 기록, 같은 기간 11조8000억원 증가했다. 두 부문 모두 2004년 통계작성 이후 사상 최대 증가폭이다.
한은은 이 같은 급증세가 SKIET 공모주 청약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박성진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4월 28∼29일 청약이 있었는데, 관련 대출 수요가 전체 가계대출과 신용대출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청약일 포함 3영업일 간 기타대출 추이 등으로 미뤄볼 때 9조원대 초반 정도가 SKIET 관련 대출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신용대출 상당 부분은 마이너스 통장 등 기존에 개설한 한도대출이 실행됐고, 일부 SKIET 공모주 청약 자금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며 “청약 증거금용으로 나간 대출 대부분은 이미 이달 들어 증거금 반환과 함께 상환된 상태”라고 부연했다.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도 4조2000억원 늘어난 743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2월 6조5000억원, 3월 5조7000억원 등 주담대 증가액은 감소 추세다. 한은은 “주택 입주 물량 감소 등에 따라 집단대출 중심으로 증가액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기업의 원화 대출 잔액은 1011조4000억원으로 11조4000억원 늘어났다. 특히 코로나19 관련 자금 수요, 금융 지원 등으로 중소기업 대출이 한달 새 9조5000억원 증가해 역대 4월 중 2위 증가폭을 기록했다.
은행 수신 잔액은 1976조1000억원으로 7조7000억원 감소했다. 수시입출식예금에서 2조2000억원, 정기예금에서 10조3000억원이 줄어들었다. 한은 관계자는 “부가가치세 납부, 배당금 지급 등을 위한 기업자금 인출과 정기예금 해지가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자산운용사 수신은 26조1000억원 늘어난 748조6000억원으로 조사됐다. 머니마켓펀드(MMF)가 16조3000억원, 채권형펀드가 3조6000억원, 주식형펀드가 7000억원 늘어났다. 국고채 3년, 10년물 금리의 경우 지난 11일 기준 각 1.13%, 2.14%를 기록해 10년물 금리만 0.08% 포인트 상승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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