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해외 업체와 체결한 기술수출 계약 규모가 올해 1분기에만 총 4조원을 넘겼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알테오젠 ▲GC녹십자랩셀 ▲나이벡 ▲제넥신 ▲대웅제약 ▲이뮨온시아 등 6개 기업이 계약 규모 총 4조3300억원 이상의 기술수출을 성사했다.
올해 첫 기술수출 소식을 전한 기업은 알테오젠이다. 지난 1월7일 알테오젠은 정맥주사용 바이오의약품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바꿀 수 있는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4)기술을 인도의 인타스 파마슈티컬스에 수출했다. 마일스톤을 합친 총 계약 규모는 1266억원이다. 같은 달 GC녹십자랩셀은 미국의 아티바 바이오테라퓨틱스(이하 아티바)와 함께 약 2조900억원대 기술수출에 나선다고 공시했다. 아티바는 2019년 GC녹십자홀딩스와 GC녹십자랩셀이 미국에 설립한 현지 법인이다. GC녹십자랩셀이 가진 원천기술로 고형암에 쓰는 ‘CAR-NK 세포치료제’ 3종을 아티바와 공동개발, 미국 MSD에 수출하는 방식이다.
2월에는 나이벡이 기술수출 소식을 알렸다. 나이벡은 약물 전달 기술 관련 물질 이전 계약을 체결했으며, 비밀유지조항에 따라 계약 대상과 규모를 밝히지 않았다. 나이벡은 약물을 원하는 세포에 부작용 없이 전달하는 유전자 약물전달 플랫폼 NIPEP-TPP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제넥신은 면역항암제로 개발 중인 ‘GX-I7’을 인도네시아의 KGBIO에 기술수출한 성과를 공시했다. 계약금은 300억원이지만, 마일스톤을 포함하면 총 계약 규모는 1조2000억원 수준이다. 제넥신은 지난해부터 GX-I7을 코에 뿌리는 스프레이형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기도 하다.
3월에는 대웅제약이 신약 후보물질 ‘펙수프라잔’을 기술수출 하는 성과를 거뒀다. 중국 양쯔강의약그룹의 자회사인 상해하이니와 마일스톤을 포함해 총 38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대웅제약이 자체 개발한 펙수프라잔은 아직 국내에서 품목허가 받지 않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다. 유한양행 자회사 이뮨온시아는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IMC-002’을 중국의 3D메디슨에 수출했다. 계약금은 약 92억원이며, 마일스톤을 포함한 총 계약 규모는 5300억원 수준이다. 이뮨온시아는 현재 미국에서 IMC-002의 1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해외 기술수출 계약 규모는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앞서 2018년 업계에서 체결된 해외 기술수출은 13건, 계약 규모는 총 5조3706억원이었다. 이어 2019년에는 총 15건의 해외 기술수출이 성사됐다. 계약 규모는 총 8조5165억원으로 집계되며 전년과 비교해 58.6%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14건의 해외 기술수출이 체결됐으며, 계약 규모는 최소 10조1487억원으로 파악됐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2015년을 기점으로 국내 업계 역량이 빠르게, 대규모로 전환됐다”며 “당시 기술수출은 한미약품 한 곳이 주도했지만, 현재는 여러 기업이 성과를 내는 양상이며 조 단위의 계약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수출은 국내 기업의 역량 강화와 해외 시장 진출의 양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성주 쿠키뉴스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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