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책임자가 미국에서 12월 11일 백신 접종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내년 5월쯤 집단면역에 도달해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독일과 영국도 12월, 스페인은 다음 해 1월부터 대규모 백신 접종에 들어갈 계획이다.
백악관 내 백신 개발 프로그램인 ‘초고속 작전팀’ 최고책임자 몬세프 슬라위는 22일(현지시간)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백신이 승인을 받은 이후 24시간 이내에 접종 장소로 실어 나르는 것이 우리의 계획”이라며 “그래서 승인 다음 날인 12월 11일이나 12일에 첫 번째 사람들이 미국 전역에서 접종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국 화이자는 지난 20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했다. 화이자의 뒤를 이어 미 제약회사 모더나도 FDA에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FDA는 백신 승인을 논의하기 위한 자문위원회 회의를 다음 달 10일 열기로 확정했다.
슬라위는 이 시간표에 따라 백신 접종 날짜를 언급한 것이다. 그는 이어 “일반적으로 백신 예방 효과가 95%이고 인구의 70% 정도가 면역력을 갖는다면, 집단면역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 계획에 따르면 5월쯤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슬라위는 백신이 승인될 경우 12월에는 약 2000만명의 미국인이, 이후에는 매달 2500만∼3000만명이 백신을 접종받을 것이라고 지난 20일 밝힌 바 있다.
유럽 국가들도 다음 달부터 접종을 시작한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이르면 이번 주 내로 화이자 백신을 승인하고 12월 1일부터 접종을 개시한다. 미국보다 화이자 백신 승인이 더 빠를 것으로 예상한다.
영국이 화이자에 주문한 백신은 4000만회분이다. 백신 승인이 빠르게 이뤄지면 이 가운데 1000만회분(500만명분)을 연말까지 들여온다는 계획이다.
독일도 12월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할 수 있도록 서두르고 있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부 장관은 이날 “올해 안에 유럽에서 코로나19 백신이 승인될 것이란 확실한 근거가 있다”면서 “승인만 떨어지면 지체없이 접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디언에 따르면 독일의 각 주 정부는 보건부 지침에 따라 12월 중순 완공을 목표로 지역별 백신접종센터를 설치 중이다. 독일은 현재까지 3억회분 이상의 백신 구매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국민(8378만여명)에 접종을 하고도 1억회분 이상이 남을 만큼 막대한 양이다.
스페인에서는 내년 1월부터 접종이 시작될 전망이다.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에 1만3000여개 이상의 접종센터를 설치할 것”이라며 “국민 상당수가 내년 1분기까지 백신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한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는 옥스퍼드대와 공동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이 70.4%의 효과를 보였다는 임상시험 중간결과를 이날 발표했다. 세 번째 백신 개발 소식이다.
다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능은 모더나(94.5%)나 화이자(95%)와 비교하면 다소 실망스러운 수치다. 하지만 상온에서 냉장 보관이 가능해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에 비해 유통과 접종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가격도 두 백신보다 저렴하게 공급될 것으로 블룸버그는 예상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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