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시가 추진하는 제2 공공청사(조감도) 건립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전주시의 갑작스런 대규모사업 진행에 시민단체와 전주시의회 등이 “문제가 많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주시는 지난달 21일 조촌동 항공대대 인근에 2청사를 건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시는 모두 715억원을 들여 2022년 2청사를 착공, 2024년 완공할 예정이다.
청사에는 농업부서와 관련 기관 등이 들어가고 420여명이 근무할 계획이다. 시는 이를 통해 농업인에 대한 원스톱 서비스 제공과 주변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계획은 항공대대의 조촌동 이전에 반발하고 있는 주민들을 달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당초 시는 조촌동 주민들을 위해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을 추진했지만 상인들 반대로 무산되자 갑자기 2청사 건립을 발표했다.
시민단체와 시의회 등은 공공청사 건립을 논의도 없이 갑자기 확정한데 대해 의문과 함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최영호 전주시민회 공동대표는 2일 “졸속 행정이다. 수백억원을 들이는 사업을 이렇게 단기간에 계획하는 것이 적절한지 따지지 않을 수 없다”며 “더구나 코로나19 사태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이런 대규모 사업을 발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전주시의회 의장단은 지난달 28일 회의를 열고 2청사 건립 추진은 상식 밖의 행정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의장단은 의회와 교감 없이 2청사 건립을 언론에 발표한 것을 두고 ‘의회 패싱, 의회 압박용’이라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의원들은 향후 진행될 예산 심사나 공유재산 관련 심의에서 전주시를 강력 견제하겠다고 다짐했다. 백영규 시의회 행정위원장은 “현 청사가 매우 좁다는 현실을 이해한다. 또 주민들을 위한 상생사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에도 동의한다”며 “그러나 의회를 거치지 않고 곧장 (청사 건립 계획을) 언론에 발표한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허욱희 의원도 최근 열린 임시회 5분 발언에서 “2청사 신축·이전계획 기자회견을 보고 알게 됐다”며 “전주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다음날이었다. 시민 불안과 공포는 뒷전이고 의회는 무시됐다”고 꼬집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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