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뒤 정부가 ‘사회보험’의 적자를 메꿔야 하는 돈이 26조원으로 추산됐다. 올해와 비교하면 약 두 배에 이른다. 현재도 수입 대비 지출이 많아 적자인 공무원·군인연금, 건강보험,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상황이 더 나빠진다. 노인장기요양보험과 건강보험은 각각 2022년, 2024년 적립금마저 바닥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1일 ‘2019~2028년 8대 사회보험 재정전망’을 발표하고 사회보험에 대한 국가지원 주요 사업 규모가 올해 13조6000억원에서 2028년 26조6000억원으로 증가한다고 밝혔다. 8대 사회보험은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국민연금, 사학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업재해보험, 노인장기요양보험이다. 공무원연금 적자 보전금은 올해 2조2000억원에서 5조1000억원으로 늘어난다. 건강보험 가입자 지원은 7조9000억원에서 15조7000억원으로, 노인장기요양보험 가입자 지원은 9000억원에서 2조1000억원으로 뛴다.
공무원연금은 이미 올해 수입 대비 지출이 많아 2조2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규모는 2028년 5조1000억원으로 증가한다. 군인연금 적자 규모는 같은 기간 1조6000억원에서 2조4000억원으로 몸집을 불린다. 건강보험도 올해 4조1000억원 적자에서 2028년 10조7000억원 적자로 커진다.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적자는 8000억원에서 6조9000억원으로 늘어난다. 그나마 적립금이 있는 노인장기요양보험과 건강보험도 ‘비상금’이 2022년, 2024년에는 아예 없어진다.
이에 따라 공무원·군인연금의 경우 2028년 가입자 100명이 부양해야 할 수급자가 50명이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군인연금은 지출 대비 수입 비율이 9년 뒤 0.5배까지 떨어진다. 8대 사회보험 중 가장 낮다.
개혁을 계속 미루면 사회보험 제도에 ‘구멍’이 날 수밖에 없다. 예산정책처는 “군인연금은 기여금부담률 인상, 연금지급개시 연령 조정, 연금지급률 인하 등을 검토해야 한다”며 “건강보험은 법정 보험료율 상한에 관한 법 개정 논의, 노인장기요양보험은 보험료율의 점진적 인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8년까지 적자가 발생하지 않는 국민연금도 ‘수술’을 피할 수 없다. 흑자 폭이 줄고, 적립금 증가세는 둔화한다. 지난해 정부는 오는 2057년 국민연금의 적립금이 소진된다고 발표했었다. 예산정책처는 이보다 빠른 2054년 적립금 고갈을 예측한다. 보험료율 인상, 기금운용수익률 등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
예산정책처는 “가입자의 보험료를 주요 재원으로 하는 8대 사회보험은 재정구조 개선이 주로 보험료 부담 증가, 급여 수준 축소 등으로 추진돼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며 “사회적 합의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전슬기 기자 sgj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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