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한국, 원화 약세에도 웃지 못한다

Է:2019-05-27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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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자금 매도 우려


지난해 6월 7일 1069.5원이던 원·달러 환율은 약 1년 만인 지난 17일 1195.5원에 거래되며 126원이 올랐다. 환율은 미·중 무역분쟁 격화 분위기가 전해진 최근 1개월 사이에만 60원 넘게 올랐다. 가파른 상승세가 잦아든 최근에도 장중에는 상승세를 보이다 마감 직전에야 하락 전환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금융시장에서는 이런 원화 약세 분위기가 외국인 자금 매도로 이어지지는 않을지 고민한다.

원·달러 환율을 결정짓는 요소는 복잡하다. 하지만 대체로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가 불안해질 때 급등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원·달러 환율이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던 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던 2009년 3월 3일이다. 정부의 강력한 안정정책에 따라 하락했던 환율은 2011년 하반기에 유로존 재정위기가 부각되자 변동성이 다시 커졌었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실시할 때에는 원화 가치가 높아지곤 했다. 한국은행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하거나 한국에서 각종 선거가 끝나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에도 환율은 하락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런 원화가 약세로 돌아설 때는 한국과 밀접한 중국발 경제 리스크가 시장의 조명을 받거나 북한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질 때였다.

최근의 환율 오름폭은 금융권의 애초 전망을 벗어나는 수준이다. 연초만 해도 금융권 안팎에서는 올해 원·달러 환율이 1100원 수준에서 등락하고, ‘상고하저’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고액 자산가들에게 달러화 예금을 파는 은행권의 프라이빗뱅커(PB)들이 기대감을 담아 하는 말도 “1150원대 상승도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지금 원·달러 환율은 1200원에 가까운 1188원이다.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가 극심하다는 방증이다.

환율 급등 때마다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우려가 뒤따랐지만 한편으론 위안거리가 있었다. 수출에서의 가격 경쟁력은 확보된다는 믿음이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경기가 후퇴하고 교역이 적어지면서 이 같은 이득도 기대하기 어려워지는 분위기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2017년 환율 상승이 수출 신장에 기여하지 못한다며 “통념과 달리 일정 기간 거시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은 아시아의 여타 신흥국과 차별된다고 하지만 세계적 침체 분위기 속에서는 신흥국 통화와의 동조성이 강화된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의 원화 가치 하락을 두고 “성장 둔화와 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주기적 침체, 중국 경제의 약세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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