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자영업자 “너무 힘들다” 호소하자 “지원책 강구” 다독여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소상공인·직장인·취업준비생 등과 호프타임을 갖고 최저임금 인상 등 경제 현안과 관련한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청취했다. 시민들은 “먹고살기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주로 경청한 문 대통령은 “구조적 개혁은 참 힘들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 정착이 되면 우리 전체에게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26일 오후 7시 ‘퇴근길 국민과의 대화’라는 주제로 서울 광화문 인근 한 호프집에서 시민들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 시민들은 정부 관계자와의 간담회인 줄 알고 호프집을 찾았다가 대통령과의 ‘깜짝 만남’이 이뤄지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요즘 최저임금, 노동시간, 자영업과 고용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이야기가 되는 상황이라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 등 경제 현안과 관련한 불만과 건의사항을 쏟아냈다. 도시락업체 사장 변양희씨는 “대통령께서 최저임금을 인상하셔서 공고를 내도 아르바이트생이 안 온다. 젊은 친구들이 도시락 싸는 건 힘들다고 안 온다”며 “정부가 근로시간 단축제를 발표한 이후로 저녁에 배달이 안 된다. 너무 힘들다”고 호소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종환씨는 “정부에서 정책을 세울 때 생업과 사업을 구분해주면 좋겠다”며 “대부분 생계형 자영업자다. 정부 정책에 불만이 굉장히 많다”고 말했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이태희씨 역시 4대 보험 비용 때문에 편의점 점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언어치료사로 일하다 경력 단절을 겪은 안현주씨는 “다시 공부를 해서 꿈을 펼치고 싶다”며 울먹였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이 오르면 고용시장에 들어와 있는 노동자에게는 도움이 되지만 당장 영세 중소기업 등은 사정이 나빠진다”며 “자영업자들도 어려워져 이들을 도와주는 대책도 강구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주도 과제는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지만 국회 입법은 시간차 때문에 늦어진다”며 “(최저임금 문제를) 굉장히 무겁게 생각한다. 적극적으로 보완하겠다”고 강조했다. 자리에 동석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대기업들이 잘하겠지만 최저임금 인상 외 다른 정책도 같이 추진해주면 좋을 것”이라고 건의했다.

이날 만남에는 청년 구직자 3명, 편의점·서점·음식점·도시락업체 등을 경영하는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 5명, 근로자 1명 등 총 18명이 참석했다. 호프집 외부에는 50∼100여명의 시민이 대통령의 사진을 찍기위해 유리벽에 서있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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