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손 조현우, 졸전 속 ‘희망’

한국 축구 대표팀이 2018 러시아월드컵 첫 승 사냥에 실패했지만 오직 한 선수만 빛났다. 바로 골키퍼 조현우(27·대구 FC)였다. 조현우는 생애 첫 월드컵 경기에 출전해 선방 쇼를 펼치며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줬다.

18일(한국시간)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 1차전 한국과 스웨덴의 경기. 조현우는 한국의 선발 골키퍼로 깜짝 출장했다. 그간 신태용호의 주전 골키퍼는 김승규(빗셀 고베)였다. 조현우는 러시아월드컵 직전 치른 네 차례 평가전 중 온두라스, 세네갈과의 경기에서 선발로 골키퍼 장갑을 꼈다.

조현우의 별명은 ‘대 헤아’. 소속팀 대구에서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스페인)와 같은 활약을 펼친다는 의미에서 붙여졌다. 조현우는 신 감독 부임 이후 A매치 데뷔전을 치렀고, 월드컵 무대까지 밟게 됐다. 하지만 스웨덴을 상대로 전혀 주눅이 들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한국은 이날 전반 중반 이후 스웨덴에 경기 주도권을 내줬으나 결정적인 실점 위기 때마다 조현우의 거미손이 빛났다.

조현우의 첫 번째 선방은 전반 20분 나왔다. 조현우는 일대 일 상황에서 마르쿠스 베리의 슈팅을 허벅지로 막아냈다.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홈페이지는 이 장면을 두고 “조현우가 베리의 근거리 슈팅을 막아냈다. 누가 이 선수를 한국의 세 번째 골키퍼라고 말했나”라고 전했다.

이후에도 조현우는 빠른 판단력을 앞세워 스웨덴의 양쪽 측면에서 올라오는 정확한 크로스를 잘 막아냈다. 후반에도 조현우의 슈퍼 세이브는 이어졌다. 조현우는 후반 10분 프리킥 상황에서 우리 골문을 향하는 올라 토이보넨의 헤딩슛을 또 한 번 막아냈다. 그러나 후반 18분 비디오판독시스템(VAR)을 통해 주어진 페널티킥까지 막지는 못했다. 조현우는 몸을 날렸지만 스웨덴 키커 안드레아스 그란크비스트의 슈팅을 막지 못했다. FIFA는 “한국은 조현우의 슈퍼 세이브 덕분에 스웨덴 수비를 상대로 돌파구를 찾았다. 조현우의 선방이 없었다면 하프타임까지 2∼3골을 내줬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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